엑소좀이 더마코스메틱과 에스테틱 시장의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엑소좀학회가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KSEV 프런티어 심포지움'에서도 엑소좀의 산업화를 위해선 원료 효능만큼이나 표준화된 품질 관리와 제형 안정성, 과학적 근거 확보가 중요하다는 논의가 펼쳐졌다. 특히 화장품 영역에선 표시·광고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식물세포 유래 세포외소포(EV)가 대안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대한미용의학회 강경진 이사장, 리본의원 김병선 원장, 엑소코바이오 이준호 연구개발팀장, 바이오에프디엔씨 모상현 공동대표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
수요는 많은데…신뢰 뒷받침할 기준 필요
엑소좀은 세포가 외부로 분비하는 미세한 세포외소포로, 단백질과 지질, 핵산 등 생리활성 물질을 담고 세포 간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미용 분야에선 피부 재생과 시술 후 회복, 색소·홍조·모공 관리, 염증성 피부 문제 등과 관련해 활용이 늘고 있다.
현재 엑소좀은 피부과와 에스테틱 현장에서 레이저, 니들링, 스킨부스터 등과 함께 쓰이는 사례가 많다. 다만 제품 품질과 사용 기준, 안전성 관리 체계가 충분히 정리되지 않아 산업 신뢰를 뒷받침할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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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미용의학회 강경진 이사장은 "엑소좀은 이미 국내 병원과 에스테틱 현장에 빠르게 확산돼 있지만, 표준과 근거, 안전성 데이터는 아직 부족하다"며 "표준화, 근거, 품질, 규제 문제는 학회와 산업계, 제도가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제품별 유래와 함량, 품질 표시 수준이 다르고, 어떤 피부 상태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지에 대한 기준도 충분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주사 사용 범위와 병용 순서, 용량 설정, 이상반응 보고 체계도 명확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엑소좀에 대한 효능 기대가 커지는 만큼 원료 품질과 사용 기준, 사후 관리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형의 물리적 안정성도 업계의 주요 과제다. 엑소좀은 지질 이중층 구조를 가진 입자 형태의 소재인 만큼 화장품이나 앰플 형태로 유통되는 과정에서 구조가 손상되면 기대한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리본의원 김병선 원장은 "엑소좀은 액상 상태로 상온에 노출될 경우 하루 만에 절반 이상이 파괴될 만큼 물리적으로 극히 불안정하다"며 "현장에서 유효한 성분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선 원료 단계부터 수분 분자를 치환하고 입자 응집을 막는 고도화된 동결건조 보존 기술을 적용해 유통 및 해동 과정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엑소좀은 얇은 막으로 이뤄져 있어 액상 형태는 물론, 일반적인 동결건조 후 다시 녹여 쓰는 과정에서도 입자가 쉽게 깨지거나 뭉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동결건조 공정을 진행할 때 보습 성분인 트레할로스와 히알루론산 등을 배합해 입자 각각을 안전하게 감싸주는 특수 보호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제형 기술로 유통 과정의 한계를 극복했다면, 이를 상업적인 더마코스메틱 원료로 안착시키기 위한 다음 과제는 대량 생산과 명확한 효능 입증이다.
엑소코바이오 이준호 연구개발팀장은 "최종적인 비용 효율성을 고려한 생산 기술이 필요하다"며 "세포 배양부터 최종적인 생산에 이르는 배치(생산 단위)에 대한 명확성을 알고 편차(베리에이션)가 없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기능성 더마코스메틱 소재로 인정받기 위한 과학적 효능 검증도 요구된다. 실제 엑소코바이오는 관련 연구를 통해 엑소좀의 다중 기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며 소재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이 팀장은 "동물 모델 실험 결과 피부 장벽 손상이 회복되고 경피 수분 손실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피부 장벽을 구축하는 세라마이드를 자체적으로 생성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철저한 근거를 바탕으로 소재의 기능성을 입증하는 역량이 향후 원료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식물세포 유래 세포외소포, 규제 넘을 대안
현행 화장품법상 인체 세포 및 조직 배양액은 식약처의 엄격한 안전기준을 준수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화장품 원료 사용이 허용된다. 표시·광고에서도 인체 유래 줄기세포나 엑소좀 등 의학적 효능으로 오인할 수 있는 화장품 표시 및 광고가 엄격히 제한된다. 이에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는 인체 유래 물질을 대체할 식물 유래 세포외소포(EV)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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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에프디엔씨 모상현 공동대표는 국내 엑소좀 관련 화장품 시장 규모가 약 700억원 수준이며 연평균 약 10% 성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기존 안티에이징 소재가 레티노이드, PDRN, 마이크로바이옴 등으로 세분화되는 가운데 식물세포 유래 EV도 새로운 원료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모 대표는 "식물세포 배양 방식은 동물성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낮고, 배양 조건을 조절해 세포외소포 분비량을 관리할 수 있다"며 "화장품 원료로 활용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식물세포 유래 입자를 곧바로 '엑소좀'으로 부르기에는 아직 정리해야 할 부분이 있다. 동물세포 엑소좀은 특정 표지자를 통해 확인하지만, 식물세포 유래 EV는 공통 시험법도 정립되지 않았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식물 유래 엑소좀이라는 표현을 무리하게 앞세우기보다 식물세포 유래 EV나 나노베지클 등으로 용어를 구분해 접근하고 있다.
식물세포 유래 EV를 화장품 원료로 활용하려면 안정적인 대량생산 체계가 필요하다. 모 대표는 "엑소좀 산업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경제성을 갖추려면 바이오리액터를 활용한 대량 배양 시스템이 핵심"이라며 "식물세포 배양 과정에서 물리적 자극 등 환경 조건을 정밀하게 조절하면 세포외소포 분비량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장품 제형 내 입자 안정화 기술도 필수적이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원료 기준과 완제품 내 유효성 입증 데이터를 충족하기 위해선 제형 내에서 입자가 깨지거나 뭉치는 문제를 완벽히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 대표는 "액상 상태에서 입자가 서로 뭉치거나 깨지는 현상을 줄이기 위해 제타 전위 값을 -40㎷(밀리볼트) 수준까지 조절하고, 마이크로플루이다이저 장비로 포스파티딜콜린 계열 인지질을 활용해 한 번 더 감싸는 이중 리포좀 공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모 대표는 "식물세포 유래 EV 안에 파이토케미컬이 포함될 수는 있지만, 특정 성분을 고농도로 담는 기술은 쉽지 않다"며 "화장품 원료로 쓰려면 실제 포함 성분과 제형 안정성, 피부 효능 데이터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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