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몽 함유 건기식, 부정맥약 혈중농도 82%까지 높여
이주원 기자 joo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6-04 13:47   

자몽은 다양한 활성 물질을 함유한 과일로 건강기능식품의 단골 소재로 애용되고 있다. 시네트롤이라는 자몽 추출물 원료가 체지방 감소 품목으로 큰 인기를 얻는 바 있고, 로즈마리자몽추출복합물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어 여름철에 인기를 끌고 있다. 비단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다. 자몽은 주스와 샐러드 형태로도 큰 인기를 끄는 과일이다.

그러나 의약품을 복용 중이라면 자몽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 섭취에 주의하는 게 좋다. 자몽에는 푸라노쿠마린 계열의 화합물이 들어있어 약물 대사에 간섭하기 때문이다. 푸라노쿠라민은 시토크롬 효소와 먼저 결합해 효소 활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상당수의 약물이 시토크롬 효소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에 시토크롬 효소가 무력화되면 체내 약물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우려가 있다.

만약 부정맥약을 복용 중이라면 자몽의 푸라노쿠마린 성분이 치명적일 수 있다. 대표적인 부정맥약 중 아미오다론을 복용할 때 자몽 주스를 병용했던 케이스에서 혈중 아미오다론 농도가 최대 84%나 급증했다는 연구가 있다. 프랑스 보건대학 연구팀이 2000년 British Journal of Clinical Pharmacology에 발표한 연구다. 건강한 성인 지원자 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자몽 주스가 약물 대사를 극적으로 변화시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캐나다 웨스턴 대학 연구팀이 자몽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85종 이상의 약물을 조사해 발표한 논문도 주목해야 한다. 시토크롬 대사를 통해 분해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은 대개 자몽과 상호작용이 나타난다. 부정맥약을 비롯해 혈압약, 항응고제, 고지혈증 치료제 등 시토크롬 효소로 대사되는 대부분의 약물이 자몽과 상호작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의약품을 복용 중이라면 자몽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 섭취를 잠시 중단해야 한다. 자몽외에도 세빌리아 오렌지, 포멜로, 스위티, 오블랑코, 라임 등의 과일은 푸라노쿠마린을 함유하므로 이 역시 조심하자. 단 우리가 흔히 먹는 오렌지나 레몬, 귤 등은 푸라노쿠마린이 극소량만 있으므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참고 자료]
Clinical Trial Br J Clin Pharmacol. 2000 Apr;49(4):373-8. 
doi: 10.1046/j.1365-2125.2000.00163.x.
Dramatic inhibition of amiodarone metabolism induced by grapefruit juice

CMAJ. 2013 Mar 5;185(4):309?316. 
doi: 10.1503/cmaj.120951
Grapefruit?-medication interactions: Forbidden fruit or avoidable consequ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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