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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에서 ‘이해 가능한 설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임상시험 결과와 의약학 정보는 이미 상당 수준 공개됐지만, 환자의 실제 이해는 여전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정보 공개와 투명성 강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이제는 환자가 데이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가 임상시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미디어 얼라우드 오광일 대표는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DIA Korea Annual Meeting 2026’에서 ‘의료 커뮤니케이션 인터페이스: 과학·환자·현장을 연결하다’ 세션 연사로 나서, ‘정보에 기반한 환자 역량 강화: PLS가 의료 커뮤니케이션의 미래인 이유(Empowering the Informed Patient: Why Plain Language Summaries are the Future of Medical Communication)’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현재 제약바이오 커뮤니케이션 큰 화두는 의사와 제약회사의 어려운 언어를 환자와 일반 대중의 언어에 얼마만큼 일치시킬 수 있느냐”라며 “전문가들이 쓰는 전문 용어를 일상 언어로 변환하는 노력이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의료 커뮤니케이션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환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업계에서도 임상시험에서 출발한 커뮤니케이션 요구가 환자 중심 임상(patient-centric trial), 실제임상근거(Real-World Evidence, RWE),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이해 가능한 정보 제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커뮤니케이션, 치료 과정에 개입하는 요소
의료 커뮤니케이션은 정보 전달을 넘어 환자의 해석과 선택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주목된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환자 참여와 치료 지속성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오 대표는 “환자들이 정확한 정보에 기반해 치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의 궁극적 목표”라며 “단순히 읽기 쉬운 것을 넘어, 과학적 내용 누락 없이 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구조로 재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환자가 치료 효과와 위험을 보다 명확히 이해할수록 치료 수용 여부나 지속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며, 이러한 차이는 결과적으로 치료 경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은 환자의 이해를 높이고, 이를 통해 더 주도적인 치료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권 조사에서는 성인 약 절반이 제한적 의료 문해력(health literacy), 즉 의료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수준인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임상시험 결과나 의학 정보는 일반 대중의 이해 수준보다 높은 난도로 작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 구조에서는 데이터 공개가 확대되더라도 실질적인 정보 접근성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환자가 정보를 접근하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제공되는 의료 정보와 일반 대중의 독해력 사이에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 미스매치(불일치)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LS, 요약 아닌 의사결정 지원 구조
이 간극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이 ‘Plain Language Summary(PLS)’다. PLS는 임상 정보를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재구성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유럽 규제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문서를 ‘lay summary(일반인용 임상 결과 요약)’로 규정해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핵심은 논문 초록 수준의 단순 요약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 방법론이나 복잡한 통계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환자의 예후와 영향으로 중심을 전환해야 한다. 저자 중심의 수동적이고 비인칭적인 문장을 능동적이고 직관적인 구조로 바꾸는 것도 원칙이다.
특히 숫자 정보 전달 방식이 중요하다. 환자는 절대 수치보다 비교를 통해 의미를 파악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어 “당뇨 환자의 뇌졸중 위험이 11%”라는 단편적인 표현보다 “일반 성인 인구의 발병률 4% 대비 당뇨 환자는 11%”로, 또는 “백신 미접종 시 독감 감염 위험 21%, 접종 시 11%”와 같이 명확한 맥락을 함께 제시할 때 환자의 이해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해 가능성’ 규제 요소로 자리매김
PLS는 이미 유럽 규제 체계에서 중요한 요건으로 자리 잡았다. Regulation (EU) No 536/2014(임상시험 규정, EU CTR)는 임상시험 결과 공개와 함께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요약(lay summary) 제공을 요구하고 있으며, 해당 규정은 2022년 1월 31일부터 적용됐다.
이와 함께 CTIS(임상시험 정보 시스템) 포털에서도 임상 결과와 함께 일반인용 요약 제출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한 환자 친화 정책과 데이터 공개를 넘어 이해 가능성까지 요구하는 방향으로 규제 기준이 확장됐음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반인용 임상 결과 요약에 대한 별도의 의무 규정은 없다. 그러나 다국가 임상시험(MRCT) 참여 확대와 글로벌 규제 정합성 요구가 커지면서 환자 대상 정보 제공 필요성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특히 글로벌 임상을 수행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유럽 등 주요 규제 기준에 맞춘 커뮤니케이션 대응이 요구되면서, PLS 작성 역량이 실무적인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 대표는 “앞으로 임상시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데이터를 얼마나 생산했느냐보다, 환자가 이를 실제로 이해하고 치료 판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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