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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뷰티 소비자는 정해진 유행을 복사하지 않고 색·향·제형을 마음대로 비틀고 섞어 자신만의 조합을 찾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핀터레스트는 최근 발표한 '핀터레스트 예측 2026' 리포트를 통해, '트렌드'라는 말에 피로를 느끼는 소비자들의 반항과 탈출, 나만의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내년 산업 전반의 주된 테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포트에선 총 21개의 키워드가 제시됐는데, 이 중 상당수가 뷰티와 깊은 연관이 있다.
보고서는 "트렌드는 7년 전보다 4.4배 더 빠르게 순환하고 있다"면서 "내년엔 소비자가 세상과 소셜미디어의 끊임없는 소음을 잠재우기 위해 편안함과 진정성, 낙관을 찾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내 취향 쌓아 큐레이션 하기
핵심은 '정답을 복사하는 소비'에서 벗어나, 나에게 맞는 요소만 골라 섞는 '정체성 큐레이션'이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유행 따르기를 의무로 느끼지 않고, 수많은 이미지 속에서 자기 취향에 맞는 조각만 골라 쌓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길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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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터레스트가 제시한 '글리치 글램(Glitchy Glam)'은 이런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완벽한 얼굴을 목표로 삼지 않고, 의도적으로 기준에서 벗어난 '결함'을 스타일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트렌드다. 투톤 립스틱, 두 눈에 서로 다른 색을 쓰는 아이 메이크업, 손톱마다 제각각 디자인을 다르게 넣는 네일처럼 작고 튀는 요소로 자기만의 균형을 찾는 방식이다.
향수 카테고리에선 '향 쌓기(Scent Stacking)'가 있다. 유명한 시그니처 향을 고르기보단 여러 향을 레이어링하고, 오일과 향수를 섞어 나만의 향수 포뮬러를 창조하는 방식이다. 특히 내년엔 럭셔리한 향을 층층이 쌓아 올려 그 향이 오래 지속되도록 하는 것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레이스 업(Laced Up)'은 소재와 디테일로 정체성 큐레이션을 풀어낸 예다. 도일리와 레이스 같은 클래식한 요소를 손톱, 헤어, 액세서리 등 작은 부분에 옮겨 와 전체 이미지를 살짝 비트는 연출로 나타난다.
탈출과 위로를 위한 판타지 뷰티
빠르게 흘러가는 트렌드와 이미지, 소셜 미디어의 소음을 피해 소비자들은 위로와 탈출을 원한다. 현실적인 고민은 그대로 두되, 잠깐 다른 세계에 들어간 듯한 기분을 주는 색과 질감이 내년 키워드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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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와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컬러 코드는 '쿨 블루(Cool Blue)'다. 빙하를 연상시키는 쿨한 색감의 블루가 뷰티뿐 아니라 패션, 액세서리, 식음료에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메이크업에선 서리가 낀 듯한 하이라이터, 얼음 빛이 도는 아이 메이크업, 아이시 블루 네일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얼굴 온도를 한 단계 낮춰주는 차가운 색조 비중이 내년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색이 서늘해졌으니 분위기도 한결 으스스해진다. 또 다른 메이크업 키워드 '뱀프 로맨틱(Vamp Romantic)'은 어두운 색조와 로맨틱 무드를 동시에 추구한다. 제트블랙 네일, 번진 잿색의 스모키 아이, 고딕 무드의 헤어, 짙은 버건디·플럼 계열의 립 메이크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기존의 고스(Goth) 메이크업보다 광과 질감을 살리고, 너무 과격하지 않은 선에서 밤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측된다.
판타지 코드가 담긴 '더 우주스럽게(Extra Celestial)'도 있다. SF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우주적 실루엣을 강조하는 이 트렌드는 화려한 빛을 담은 하이라이터, 달의 먼지 같은 오팔광 아이섀도, 홀로그램 액세서리 등을 조합해 이질감을 만들어 내는 데 포인트를 둔다.
제형 측면에선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재미도 주는 '젤리 주세요(Gimme Gummy)' 트렌드가 포함됐다. 젤리처럼 말랑한 볼 틴트, 쫀득한 식감의 건강기능식품, 고무에 가까운 질감의 네일 아트 등 손으로 갖고 놀 수 있는 제형이 산업 전반에서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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