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뷰티 시장은 단순한 매출 확대보다는 구조적 정교화에 주목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와 AI의 등장으로 마케팅 환경은 변화했지만 브랜드의 성장은 결국 소비자에게 달려 있다.
미국의 패션·뷰티 데이터 분석 기업 런치메트릭스(Launchmetrics)가 5일(현지 시간) 주최한 웨비나 ‘Beauty Performance Live Summit Conference’의 첫 세션 ‘Beauty Growth Playbook’에 참여한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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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을 맡은 런치메트릭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앨리슨 브랑제이(Alison Bringé)는 “팬데믹 시기가 뷰티 시장의 급성장기였다면 지금은 성숙기”라며 “성장은 지속되고 있으나, 이제는 속도보다 구조와 연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런치메트릭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뷰티 산업 매출은 전년 대비 7%, 2025년은 5% 상승으로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제 시장 확장만으로는 성장을 설명할 수 없다”며 ”브랜드는 데이터, 전략, 감정적 연결을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브랜드 성공 전략을 소개했다.
JP모건의 셀린 파누티(Céline Panutti)는 “투자 관점에서 보면 브랜드의 성공은 규모와 수익성의 균형에서 결정된다”고 진단했다. 팬데믹 시기 대형사는 공급망과 광고를 유지해 점유율을 높였지만, 이후 시장은 중소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됐다. 그는 “지금은 인디 브랜드의 민첩함이 시장의 기준을 바꾸고 있다”며 “스케일업 단계에서 브랜드 자산을 지키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수익 규모보다, 그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조와 효율성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견해다.
피누티는 혁신과 효율, 지속가능성의 균형’을 잡은 브랜드가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혁신(Innovation)을 통해 기술, 성분, 포뮬레이션, 패키징 등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형태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효율성(Efficiency)은 팬데믹 이후 더욱 중요해졌다. 원가 상승, 물류 지연 등 비용 압박이 심해졌기 때문에 운영 효율을 확보하지 못한 브랜드는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 되었다고 파누티는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ESG 기반 평가를 이미 표준화하고 있다는 것.
뷰티스트림즈(BEAUTYSTREAMS)의 엘레오노라 마질리(Eleonora Mazzilli)는 내년 뷰티 산업의 가장 중요 키워드로 ‘감정적 연결(Emotional Connection)’을 꼽았다. 그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소비자가 브랜드를 ‘감정적으로 느끼는 순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질리는 앞으로는 제품의 기능적 효능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스토리와 인간적인 온기가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기술과 인간이 균형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데이터와 AI가 마케팅 환경을 바꾸고 있지만, 본질은 인간의 감정 연결”이라며 “브랜드가 데이터를 감정으로 번역해 소비자가 ‘이 브랜드가 나를 이해한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젤리는 “소비자는 이제 가격이 아니라 가치로 브랜드를 평가한다”고 분석한 그는 “피부 건강·위생 중심의 필수 카테고리가 시장을 이끌고 있는 만큼, 비필수 영역은 ‘감정적 효용(emotional benefit)’을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기분을 회복시켜주는 제품을 찾고 있으며, 브랜드의 진심이 느껴질 때만 구매를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뷰티스트림즈는 이러한 변화를 ‘라이프롱 케어(Lifelong Care)’ 전략으로 정의했다. 소비자의 생애주기 전반을 함께하며, 화장품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하는 것을 2026년 이후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뷰티 패션 전문지 글로시(Glossy) 리포터 소피아 즈비글린스카는 ‘소비자 중심 접근(Consumer-centric approach)’을 중요 전략으로 꼽으면서 ‘대화형 브랜드(Conversational Brand)’가 될 것을 주문했다. 이제 브랜드는 ‘말하는 존재’가 아니라 ‘듣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브랜드가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루프(direct loop)”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요즘 소비자는 피드백을 바로 주고 있는 만큼 그 정보를 수집해 다음 제품과 콘텐츠에 제대로 반영해 내는 브랜드가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랑제이는 앞으로의 시장에서 브랜드가 기억해야 할 것은 ‘목적(Purpose)’이라고 했다. 브랜드가 존재하는 이유, 그 이유를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힘이 소비자와의 관계 형성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것.
브랑제이는 “데이터, AI, 감정, 파트너십, 지속가능성 등은 모두 목적으로 수렴된다”며 “자신이 누구이고 어떤 가치를 위해 존재하는지를 분명히 밝히는 브랜드가 다음 성장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의 성장 조건은 단순한 규모 확대나 노출 빈도가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얼마나 명확히 인식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패널들은 세션을 마무리하며 2026년까지 브랜드가 집중해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임상·필수 카테고리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배치 △수익성과 브랜드 자산의 균형 설계 △인플루언서의 교육 파트너화 △오프라인 경험 회복 △데이터와 AI를 감정 연결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 등이 핵심으로 꼽혔다.
브랑제이는 “지금의 성장기는 확장의 시대가 아니라, 정교함의 시대(era of sophistication)”라면서 “이제 브랜드는 단순히 더 크게가 아니라, 더 똑똑하게, 더 의미 있게, 더 지속 가능하게 성장해야 한다”고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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