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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는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의 임직원 300여명이 태권도 도복을 입고 도열한 것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개최된 글로벌 전략 회의 참석자들로, 그 중심에는 조지메이슨대학교(George Mason University) 스포츠사회심리학과 교수이자, 1982년 제5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박천재 금메달리스트가 있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박 교수는 세계태권도연맹을 통해 특강 요청을 받았고, 한국의 철학과 정신을 전달할 수 있는 강사로 초청됐다. 그는 약 30분간의 강의와 1시간의 실기 지도를 통해 태권도가 단순한 무예가 아닌, 정신과 문화, 리더십 도구임을 직접 체험하게 했다. 노바티스는 전 세계 140여개국, 10만명 이상의 직원을 거느린 세계 10대 제약사 중 하나로, 혁신적인 기업문화로 잘 알려졌다.
박 교수는 "태권도는 단지 몸을 움직이는 훈련이 아니다"라면서 "정신과 철학, 조직 내 신뢰와 리더십을 연결하는 언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다국적 기업일수록 구성원 간의 신뢰, 문화적 이해, 자기 절제가 중요하다"면서 "이 모든 것을 태권도를 통해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사의 시작에는 노바티스 본사의 이집트 출신 고위 임원이 있었다. 그의 아들이 이집트에서 태권도를 수련한 인연으로, 한국에서 회의를 개최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태권도 특강을 제안한 것이다. 박 교수는 해당 행사에서 노바티스 임직원들에게 명예 4단증도 수여했다.
박 교수는 "노바티스 측의 요청은 매우 명확했다. 한국만의 본질적인 가치를 알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핵심은 태권도의 정신이었고, 저는 태권도를 통해 연결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했다"라고 전했다.
특강에는 특히 노바티스의 법무팀 변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 교수는 "법무팀의 역할이 보호와 조율이라면, 태권도 역시 갈등을 조정하고 자신을 보호하는 철학적 수련"이라며 태권도의 의미를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실기 수련에서 땀을 흘리며 동작을 익히는 동시에, 정신적 몰입을 경험했고 큰 호응을 얻었다.
박 교수는 "이후 노바티스 측에서 본사 차원에서도 태권도 프로그램을 도입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이 단순한 한국 문화 체험을 넘어, 전략적 조직문화 교육의 일환으로 태권도를 활용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태권도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모두 연결할 수 있는 강력한 리소스"라며 "한국의 정신, 절제, 예의, 인내, 균형 모두가 글로벌 기업에 꼭 필요한 자질"이라고 말했다.
해당 경험을 통해 박 교수는 태권도가 단순한 무예를 넘어 외교이자 전략 자산임을 다시금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더 많은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하며 태권도의 가치를 전 세계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태권도를 조직문화를 바꾸는 무도로 정의하며, 그 정체성을 계속 증명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박 교수는 "제가 태권도를 50년 넘게 해온 이유는 단 하나"라며 "태권도는 자신 스스로와 사람 간 연결을 가능하게 해주는 무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태권도 하나로 사람과 문화, 기업과 철학이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수백 번 목격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곳에서 그 가능성이 실현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노바티스와의 인연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태권도의 새로운 위상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였다. 도복을 입은 글로벌 임직원들의 기합은 단순한 시범이 아닌, 문화와 리더십이 맞닿는 새로운 접점이었다. 박 교수는 이번 경험을 태권도와 세계적 조직문화가 융합된 매우 뜻깊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태권도는 몸과 마음을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한국과 세계를 연결한다."
박 교수는 현재 미 뉴욕주 롱아일랜드 톰 스워지(Tom Suozzi) 민주당 하원의원과 함께 '의회 태권도회(Capitol Taekwondo Club)'를 운영 중이다. 스워지 의원이 동료 의원 6명을 더 초대해 현재 총 7명의 상·하원의원이 도복을 입고 함께 수련하고 있다.
박 교수는 "태권도는 그 자체가 외교다. 국가를 대표하는 언어이자 정신이며 문화"라면서 "미국, 멕시코, 스위스 등 여러 나라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이를 실감해왔다. 정장을 입은 이들이 도복을 입는 순간, 모든 벽이 허물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스워지 의원은 태권도를 수련에 그치지 않고, 정치적 실천을 통해서 한미 관계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양당 소속 의원 50여명의 서명을 받아 '한미 동맹 재확인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그는 "우리는 여전히 한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존중하며, 강한 동맹을 유지하길 원한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박 교수 역시 태권도를 외교, 교육, 복지 차원에서 확장해 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의회 태권도회가 더 성장한다면 미국 '태권도의 날'을 제정하는 것도 추진하고 싶다"면서 "나아가 미국 내 소외계층과 난민, 범죄 이력이 있는 청소년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태권도를 소개해, 삶의 방향성과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고 밝혔다.
박 교수와 스워지 의원이 의회 태권도회를 결성하게 된 계기는 스워지 의원이 국기원에서 '명예 7단증'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스워지 의원은 당시 "상패만 받고 돌아가면 가짜가 되는 기분"이라며 "진짜 태권도를 배워보고 싶다"며, 박 교수에게 직접 지도를 요청했다. 이후 의원 전용 헬스장에서 수련이 시작됐다.
박 교수는 "미국 의원들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사람들로, 수면도 부족하고 스트레스도 많다. 하지만 태권도를 할 때만큼은 다르다"며 "샌드백을 치며 감정을 정리하고, 호신술을 익히며 자기 자신을 지키는 힘을 얻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수련이 단순한 체력 단련이 넘어 정신적 회복과 리더십 수련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실제 스워지 의원은 여러 차례 공식 석상에서 "태권도는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신과 신체가 결합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한국계 유권자가 많은 자신의 지역구 상황을 언급하며, "제가 태권도를 수련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지역 주민과 더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다"라고도 덧붙였다.
박 교수의 50년 태권도 인생은 결국 하나의 철학으로 귀결된다. 바로 연결이다. 그에게 태권도는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강력한 방식이다. 박 교수는 "태권도는 몸과 마음을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한국과 세계를 연결한다. 미국과 글로벌 제약사에서도 태권도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었다"면서 "앞으로도 태권도를 통해 세상을 더 부드럽게 연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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