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Amgen)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개발 중인 차세대 습진 치료 후보물질 ‘로카틴리맙(rocatinlimab)’이 추가 임상 3상 시험에서도 긍정적 데이터를 확보하며 시장 진입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총 4억 달러라는 금액이 투입된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암젠은 최근 자사의 습진 치료 후보물질 로카틴리맙의 글로벌 임상 3상 연구인 '로켓(Rocket)' 프로그램에서 ‘이그나이트(Ignite)’와 ‘셔틀(Shuttle)’ 등 두 연구의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연구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아토피 피부염(습진)을 가진 성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그나이트 연구는 총 769명을 대상으로 두 가지 용량의 로카틴리맙과 위약을 비교 평가했다. 이 중 고용량 투여군은 24주 후 습진 중증도 평가 지표인 ‘EASI-75(습진 중증도 및 면적 지수에서 75% 개선)’ 달성 비율이 42.3%로 나타났으며, 위약군 대비 개선율은 29.5%였다.
특히 이번 고용량 투여군의 결과는 앞서 발표된 3상 데이터 19.1%보다 더 좋은 결과를 보였으며, 업계에서는 이번 데이터가 더욱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또한 셔틀 연구는 746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참가자들은 로카틴리맙 또는 위약 투여와 함께 국소 스테로이드제 및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를 병용했다. 이 연구에서도 고용량 투여군은 위약 대비 30.4%의 EASI-75 개선율을 기록하며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했다.
암젠의 로카틴리맙은 면역반응과 관련된 T세포의 균형을 조절하는 '항-OX40(anti-OX40)' 항체 치료제로,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사노피(Sanofi)와 리제네론(Regeneron)의 듀피젠트(Dupixent)와는 다른 작용 기전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암젠은 치료제를 변경하거나 기존 약물로부터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한 환자군을 타깃으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암젠은 올해 하반기 추가로 '어센드(Ascend)' 연구와 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아스트로(Astro)’ 연구 결과 발표를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오빗(Orbit)' 연구를 비롯해 천식 및 결절성 양진(Prurigo nodularis)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도 진행 중이어서, 향후 로카틴리맙의 적응증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한편, 암젠은 2021년 일본의 쿄와기린(Kyowa Kirin)으로부터 로카틴리맙의 글로벌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4억 달러를 선지급한 바 있다. 최근 잇따른 임상 성공으로 암젠의 투자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