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약 공룡, 자신감 반영한 CEO 연봉 인상
장기 주식 보상 키운 노바티스 바스 나라시만, 성과 따라 0~200% 변동 가능
로슈 토마스 시네커, 현금 보너스 대신 주식 지급 체계로 전환
"주주 지지 얻은 경영진 보상, 스위스 빅파마 미래 경쟁력 부각"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2-21 06:00   수정 2025.02.21 06:01

스위스의 대표 제약사인 노바티스(Novartis)와 로슈(Roche)가 지난해 매출 성장세를 기반으로 2024년 최고경영자(CEO) 보수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두 회사 모두 우수한 영업 실적과 신약 출시 성과를 반영해, 성과 연동형 보상 체계를 더욱 강화한 모습이다.

노바티스는 바스 나라시만(Vas Narasimhan) CEO의 2024년 총보수를 전년 대비 6.9% 인상된 1420만 스위스프랑(약 1570만 달러)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 중 가장 큰 변화는 장기 성과 기반 주식 보상 프로그램으로, 이번에 약 750만 달러 상당의 주식이 부여될 예정이다. 이는 r전년 대비 590만 달러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다만 해당 주식 보상은 실제로 바로 현금화되는 것은 아니다. 3년간의 성과 평가가 끝난 뒤 실제 지급 규모가 정해지며, 기업 성과가 저조하면 아예 지급되지 않을 수도 있다. 노바티스는 코로나19 등으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았던 2022년에, 나라시만 CEO의 기존 장기 보상이 실제로 57% 수준만 지급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나라시만 CEO의 연간 인센티브(보너스)는 목표 대비 160% 달성률을 기록하며 약 450만 스위스프랑 수준으로 확정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간 줄어든 금액이지만, “매출 성장 유지 및 성공적인 신약 출시” 항목에서 이사회로부터 ‘상당히 우수(significantly above)’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전체 경영 목표에서 고루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바스 나라시마(Vas Narasimhan) 노바티스 CEO. © 노바티스 공식 홈페이지

노바티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2% 증가(고정 환율 기준)하며 견조한 성장 곡선을 그렸다. 특히 렉비오(Leqvio), 셈블릭스(Scemblix), 루타테라(Lutathera), 파브할타(Fabhalta), 플루빅토(Pluvicto) 등 주요 신약들의 시장 성과가 이사회 기대치에 부합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반면 사업 개발 부문에서는 24건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약 29억 달러에 달했던 모포시스(MorphoSys) 인수 건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 때문에 ‘파이프라인 달성 및 R&D 생산성 제고’ 항목에서는 ‘목표 달성(met)’ 수준에 그쳤다. 특히 이 인수로 확보한 BET 억제제인 펠라브레시브(pelabresib)의 안전성 이슈로 인해 임상 자료 추가 확보가 필요해, 승인 신청을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토마스 시네커(Thomas Schinecker) 로슈 CEO. © 로슈 공식 홈페이지

로슈의 토마스 시네커(Thomas Schinecker) CEO 역시 2024년 보수 패키지를 소폭 인상했다.

전체 보수 규모는 전년보다 4.6% 늘어난 약 1000만 스위스프랑(약 1110만 달러) 수준으로 확정됐다. 주식으로 지급되는 장기 성과 보상은 두 해 모두 비슷한 수준(각 300만 스위스프랑 안팎)을 유지했지만, 기본급은 7.5% 인상된 320만 스위스프랑, 보너스는 6.7% 오른 340만 스위스프랑으로 조정됐다.

특히 올해부터 시네커 CEO의 보너스는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되는 방식으로 전환돼, 회사 가치와 성과 간 연동성이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슈는 지난해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제외하면 약 9%, 포함 시에도 7%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눈 질환 치료용 바이스페시픽(bispecific) 제제인 바비스모(Vabysmo)는 38억 6000만 스위스프랑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에서 기대를 모았던 TIGIT 항체 티라골루맙(tiragolumab)이 비소세포폐암 적응증 임상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면서, 동시에 씁쓸한 결과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슈는 지난해 주요 승인 20건(미국 승인 6건 포함)을 획득하고, 신규 파트너십 72건을 체결하며 연구개발 부문에서 활발한 행보를 이어갔다. 2025년에는 12개의 핵심 임상에서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4건은 완전히 새로운 계열의 신약 후보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높다.

두 스위스 제약사는 모두 주주들이 강력히 지지하는 성과 기반 보상 체계를 한층 공고히 다지는 추세다. 노바티스와 로슈 모두 기존 R&D 파이프라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요소나 안전성 검증 문제 등은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그럼에도 두 회사가 2024년 CEO 보수를 인상하면서,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고경영진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현금 위주의 보너스보다 주식 보상 비중을 늘리는 흐름은, 기업 성과가 실제로 좋아질 경우 CEO를 비롯한 경영진과 주주 모두가 수혜를 보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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