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약바이오, 트럼프 2기 정책 변화 속 전략적 대응법은?
"현지화 강화 및 비용절감, 시장 다변화 등 전략 필요" 제안
이상훈 기자 jianh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1-06 06:00   수정 2025.01.06 06:10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팜클래스 ep4 ‘트럼프 2기 시작, 한국제약바이오산업계 전망은?’에 출연한 김혁중 연구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유튜브 캡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오는 20일 공식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그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이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영상이 주목을 받고 있다트럼프 행정부 2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강화된 무역 규제와 새로운 경쟁 환경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에 팜클래스 4트럼프 2기 시작한국 제약바이오산업계 전망은?’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북미유럽팀 부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방향은 그의 공약집으로 평가받는 'Agenda 47'에서 알 수 있다고 전했다. 47개 의제 중 3개가 제약바이오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이 분야에 깊은 관심을 엿볼 수 있다는 것

김 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의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첫째미국의 약가가 과도하게 높다는 점과 둘째대형 제약사가 다른 국가에서 낮은 약가를 책정해 미국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도입된 두 가지 행정명령이 2기에서도 주요 정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김혁중 연구원의 예상이다

먼저 최혜국대우(MFN) 정책인행정명령 13948’은 미국 Medicare 프로그램에서 약가를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맞추도록 규정했다.

또 미국 내 공급망 강화 정책인 행정명령 13944’는 연방정부 조달시장에서 핵심 의약품을미국 내에서 생산된’ 제품만 허용하도록 규정공급망 현지화를 촉진했다.

이 외에도중국을 배제하는 정책과 바이오 기술 장비 및 서비스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은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 정책은 강제적인 방식으로 추진됐으나법적·절차적 문제로 인해 실패한 사례가 많았다예를 들어 MFN 정책은 기업의 가격 책정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무효화됐다공급망 현지화 정책도 WTO와 한미 FTA 규정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이 같은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 정책 실행의 속도와 절차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로버트 F. 케네디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그의 반시장적 보건 정책이 더욱 신속히 추진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

현재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점진적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SK바이오팜, LG화학 등은 미국 법인 설립과 공장 인수직판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그러나연방정부 조달시장의 직접적인 참여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의 보건 지출 규모는 약 45000억 달러(GDP 17.3%)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연방 조달시장도 약 776억 달러에 이르지만외국계 기업의 참여 비중은 약 10%에 불과하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화하면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이 제시한 전략은 현지화 강화 △비용 절감 및 품질 경쟁력 확보 △정책 대응 △시장다변화다.

먼저 현지화 강화는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확대하거나 미국 기업과의 합작 및 인수합병(M&A)으로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비용 절감 및 품질 경쟁력 확보는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의약품 수요 증가를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정책 대응을 위해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한 대관 활동을 강화하고지속적인 정책 모니터링으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외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유럽아시아 등 다양한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제약바이오산업에 강력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기에 한국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적극 대응하면서도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위해 정책 변화에 철저한 분석과 대응 전략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협력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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