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벤클렉스타',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삶의 질까지 고려
단 '2년 고정기간 치료' 통해 치료 효과·삶의 질은 높이고·경제적 부담은 줄인다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04-06 06:00   수정 2022.04.06 21:57
통계청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대한민국 사망원인 1위는 바로 ‘암’이다. 

전 세계적으로 암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비록 아직까지는 사망률 1위에 암이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다양한 암 질환에 관한 신약 개발과 도입이 이루어지면서, 암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치료에 대한 기회를 얻고, 암 질환으로 인한 신체적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만큼 사회적ㆍ경제적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Chronic Lymphocytic Leukemia) 표적치료제 ‘벤클렉스타’는 2년의 고정기간 치료만으로 치료 성적을 유의미하게 개선함과 동시에 고정기간이 끝나고 치료를 중단, 추적 관찰만 할 수 있어 고령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과 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혈액암의 한 종류인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국내에서는 전체 백혈병 중 0.4~0.5%만을 차지하고, 실제 연간 신규 환자가 약 150~200여명 정도인 희귀혈액암이다.

혈액 속 림프구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며 발생하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6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주로 발병한다는 것과 ▲재발이 잦다는 등 크게 2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60세 이상의 고령은 대부분 건강 상태가 양호하지 않아 고강도 화학항암치료가 힘들어 현실적으로 가능한 치료 옵션이 많지 않아 고령층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제의 개발이 시급했다.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급성 혈액암과 비교했을 때, 질환의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이 때문에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일정 기간 치료없이 경과 관찰만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병이 진행되어 치료를 시작하면 1차 치료 후 5년 이내 50%의 환자에서 재발할 정도로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재발 또는 치료에 저항성이 생기는 경우도 많아 전체 생존기간은 10~19개월에 그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이미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고령의 재발성 및 불응성 백혈병 환자에서 2년 고정기간 치료만으로 치료 효과를 보이는 ‘벤클렉스타’에 대한 평가는 높아지고 있다.


▲벤클렉스타 제품 이미지

2년 치료로 사망위험은 낮추고 무진행생존율(PFS)ㆍ전체생존율(OS)은 개선

지난 2019년,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3차 이상 치료제로 처음 국내에 도입된 벤클렉스타는 2020년 최소 하나의 화학요법을 포함한 이전 치료를 받은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환자의 2차 이상 치료에서 리툭시맙과의 병용요법으로도 허가 받았다. 

임상연구(MURANNO) 결과에 따르면, 벤클렉스타-리툭시맙 병용요법은 질병의 진행과 사망 위험을 83% 감소시키고 표준 치료 대비 전체생존율(OS, Overall Survival)을 개선하고 무진행생존율(PFS, Progression-Free Survival)을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기간 동안 무진행생존율(PFS) 중앙값은 표준 치료군(BR; HR 0.19, 95% CI: 0.15-0.26)에서 17.0개월(95% CI: 15.5-21.7)인데 반해, 벤클렉스타-리툭시맙 병용요법군은 53.6개월(95% CI: 48.4-57.0)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생존율(OS) 역시 표준 치료군(BR: HR 0.40, 95 % CI: 0.26-0.62)은 62.2% (95 % CI: 54.8-69.6)였으나 벤클렉스타-리툭시맙 병용투여군에서는 82.1% (95% CI: 76.4-87.8)로 나타났다.

또한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치료에서 장기간의 무진행생존율과 전체생존율 개선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인 미세잔존질환(MRD, Minimal Residual Disease)에서, 벤클렉스타ㆍ리툭시맙 병용요법 2년 고정기간 치료 종료 시점에 미세잔존질환(MRD)-음성에 도달한 환자는 양성 환자에 비해 무진행생존율(PFS) 및 전체생존율(OS)이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2년의 고정기간 치료만으로 환자의 신제적ㆍ경제적 부담 감소

벤클렉스타ㆍ리툭시맙 병용요법은 2년의 고정기간 치료 이후 무치료기간(Off-Treatment)을 가질 수 있다. 즉, 2년의 치료 이후에는 추가적인 화학항암요법 없이 치료가 중단되고 추적 관찰만 진행한다는 것이다.

2년 이후 추가적인 치료 없이 추적 관찰만 진행하기 때문에 치료 비용 감소에 따른 경제적인 부담을 경감시킴과 동시에 고령의 환자에서 항암 독성을 최소화하고 신체적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엄기성 교수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환자 수가 적은 희귀혈액암으로 치료방법이 제한적이었다”며 “벤클렉스타와 리툭시맙의 병용으로 2년 치료 후에는 추가적인 항암요법을 하지 않는 무치료기간을 가질 수 있어, 고령의 환자들도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음은 물론 치료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적, 경제적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들도 기대여명을 모두 누릴 수 있도록 새로운 치료 옵션을 활용한 적극적인 질환 관리로 치료 패러다임이 옮겨갈 차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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