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핀지 4년 투여 시 50% 생존…수술에 육박하는 성적”
김상위 교수 “35%는 재발 없기도…5년 데이터도 일관될 것”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11-13 06:00   수정 2020.11.13 10:44
국내 절제불가 3기 비소세포폐암의 표준 치료는 항암방사선요법(CCRTx)이 유일한 표준 요법이었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가능한 치료 옵션이 수술, 방사선, 일반 세포독성항암제로 한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20% 이내의 환자만이 생존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여왔다.

이러한 상황 속 PD-L1 억제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가 면역항암제로서는 최초의 치료 옵션으로 추가됐다. 그리고 지난 9월 개최된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Congress 2020)에서 임핀지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PACIFIC 연구 4년 추적분석 결과, 임핀지 치료군의 4년 전체생존율(OS rate)은 49.6%, 무진행 생존율(PFS rate)은 35.3%로, 위약군 대비 18개월 연장된 전체 생존기간을 확인한 것이다(47.5개월 vs. 29.1개월).

PACIFIC 연구에 참여한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상위 교수는 “(임상연구 결과) 임핀지 치료군의 4년 생존율이 거의 50%에 육박했다. 위약군의 4년 생존율은 36%로 임핀지 치료군과 차이가 나타났다. 수술이 불가능한 병기에서 4년 동안 50%의 환자가 살아남았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수술이 가능한 1~3기 환자들도 수술을 했을 때 생존율은 50%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임핀지 치료를 통해 생존율이 50%에 가깝게 나타난 것은 거의 수술에 육박하는 성적을 거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일반적으로 방사선 항암 치료를 받으면 80% 이상의 환자들이 재발을 겪기 때문에 생존하는 환자는 20% 이내가 되는데, (임핀지 치료 4년 동안) 35%가 재발하지 않았다. 즉, 임핀지 치료 환자 35%가 재발이 없었고, 4년 생존 환자가 절반이라는 것은 기존 치료에 비해서 대단한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PACIFIC 연구는 절제불가 비소세포폐암 3기 환자 대상으로 기존 표준요법인 항암방사선 요법에 임핀지를 추가하는 치료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 교수는 해당 방식을 두고 “(기존 표준치료에) 새로운 약을 추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포독성항암제, 방사선치료 외에 또 다른 면역 계통을 공격하는 임핀지 치료를 추가함으로써 좋은 치료 성적을 도출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지난 20여년 간 실제 임상현장에서 시행되어 온 표준 요법과의 빠른 접목을 가능하게 하며, 추가적인 약물이나 치료 추가(add-on)를 하지 않고 PD-L1 발현율을 높인다는 점에서 안전성과 효과를 동시에 높인 다학제 기반 치료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발표될 5년 데이터의 결과는 어떨까. 김 교수는 “5년 데이터도 일관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생존율 그래프를 보면, 임핀지 치료군과 위약군의 1년 생존기간부터 전체 생존기간이 일정하게 차이가 난다. 일례로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의 생존율 그래프의 형태는 다르다. 표적치료제의 경우 처음 시작 지점에는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생존율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결국에는 위약군과 표적치료제 치료군이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면역항암제의 생존율 그래프를 보면 위약군과 면역항암제 치료군의 일정한 차이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면역항암제의 장점이다. 예방 접종을 하면 신체가 면역력을 갖추는 것과 같이 종양에 대한 면역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 확인된 1~4년까지의 데이터를 봤을 때, 5년까지 일관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PACIFIC 연구에 참여한 환자 713명 중 한국 환자는 46명(전체 중 5% 이상)으로, 이들을 포함해 아직까지 분석이 진행되고 있는 연구다. 김 교수는 연구를 진행하며 마주한 환자 케이스 중 기억나는 2가지를 꼽았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 참여한 몇 개 기관의 경험만을 가지고 전체를 말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경험을 들자면 두 환자가 기억난다. 한 분은 방사선항암치료 이후 한 달 만에 임핀지 치료를 시작했고, 1년 치료 과정을 문제없이 끝냈다. 다만 6개월 정도 이후에 상태가 악화됐다. 해당 환자의 실제 생존기간은 대략 2년 반 정도로, 이전의 표준 치료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다른 환자는 임핀지 치료를 2015년 5월에 시작했는데, 현재 2020년까지 5년 이상을 생존하고 있다. 에둘러 표현할 수는 없지만 우리 기관의 두 명의 환자 중 한 명은 평균, 나머지는 5년 이상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다른 병원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면 매우 좋은 결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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