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 혼합백신 라이벌 구도 가동…‘면역원성’ 따져보니
펜탁심 독주에 인판릭스IPV/Hib 합류…백신별 장점 뚜렷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9-27 12:39   수정 2019.10.01 19:34

국내 필수예방접종 백신 중 하나인 영유아 대상 5가 혼합백신 제품들의 경쟁이 곧 고조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백신들의 면역원성이 미세하게 다른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면역원성이란, 면역에 사용되는 동물종(種)의 면역응답을 자극하는 항원의 강도로,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성질을 말한다.

기존 국내 영유아 5가 혼합백신 시장을 독주해오던 사노피 파스퇴르의 펜탁심은 2017년 국내 첫 출시된 5가 혼합백신이다. 그러나 오는 10월 말 GSK의 인판릭스IPV/Hib가 출시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신 시장은 새 국면을 맞이한 상황이다.

두 가지 백신의 적응증은 같다. 5가지 감염질환(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이하 DTaP), 폴리오(소아마비, IPV) 및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에 의한 침습성 감염증)의 예방을 위해 생후 2, 4, 6개월 영아에서 기초 접종한다.


5가지 질병 전반 면역원성

펜탁심과 인판릭스IPV/Hib는 성분상의 차이가 존재한다. 백일해 항원 중 하나인 ‘퍼탁틴(pertactin, PRN)’ 함유 유무다. 인판릭스IPV/Hib은 펜탁심과 달리 PT(pertussis toxin), FHA(filamentous haemagglutinin)에 퍼탁틴 항원을 추가로 포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가지 질병에 대한 면역원성은 두 백신 모두 우수한 수준이었다.

펜탁심은 국내 영아를 대상으로 생후 2, 4, 6개월에 3차례에 걸쳐 기초 접종을 진행한 후 각각의 면역원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디프테리아, 파상풍, 폴리오바이러스 1·2·3, Hib 항원에 대해 혈청방어를 확인했으며(100%), 백일해와 관련된 PT 항원에 대해서는 99%, FHA 항원에 대해서는 97.5%의 혈청전환률을 확인했다.

인판릭스IPV/Hib 역시 국내 영아를 대상으로 생후 2, 4, 6개월에 총 3회 기초접종 진행 후 각 항원에 대한 면역원성을 평가했다. 디프테리아, 파상풍, Hib, 폴리오바이러스 1·2에 대해 100%, 3에 대해 99.5%의 면역원성을 확인했으며, 백일해와 관련된 PT, FHA, PRN에 대해서도 모두 혈청전환율이 100%로 나타났다.


백일해 백신 접종 10~12년 후 항체 생성 수준

그렇다면 백일해 항원의 포함 유무에 따라 백일해 백신 접종 10~12년 후 항체 생성 수준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에 양 백신은 각각 백일해에 대한 10년간의 장기 예방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펜탁심은 스웨덴 11개 지역에서 10년간의 코호트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펜탁심 접종 전 백일해 발생 건수는 100,000명 당 232건이었던 반면 펜탁심 1, 2, 3회 접종 후에는 각각 209, 26, 12건으로 감소했다.

인판릭스IPV/Hib는 스페인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인판릭스IPV/Hib로 기초 접종 3회 또는 기초 접종 3회 후 부스터 1회 추가 접종 후 1년 뒤 나타난 혈청전환율은 98.8%, 12년 후에는 85.1%로 나타났다.


백신별 장점 달라…선택은 ‘소비자’의 몫

인판릭스IPV/Hib는 앞서 언급됐다 시피 ‘퍼탁틴’ 성분을 함유한 것이 장점이다. PT, FHA, 퍼탁틴(PRN), FIM(Fimbriae) type 2, FIM type 3 등 총 5가지의 백일해 항원 중 세 가지를 함유한 것이다.

백일해는 영유아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폴리오,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질환 중에서도 가장 높은 발병률을 가지고 있다. 또 퍼탁틴이 섬모가 있는 호흡기 세포에 균의 부착을 촉진하고, 후두, 폐와 같은 하기도에서 균 지속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입증돼 있다.

이에 사노피 측은 “백일해 항원 수의 차이가 백신의 효과에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는 증거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미국에서 진행된 백일해 백신의 유효성 연구 결과, 백일해 항원이 4개인 DTaP 백신을 접종한 아이들은 항원이 2개인 DTaP을 접종한 아이들보다 백일해 발병 위험이 오히려 더 높았다는 것.

반면 펜탁심은 신제품인 인판릭스IPV/Hib와는 달리 2017년 국내 출시 이후 2년간 약 181만 도즈의 접종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연구에서 시행된 접종 경험 이외 실제 진료 현장에서 국내 영아들의 접종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백신은 펜탁심이 유일하다.

분명한 것은 영아 개개인에게 더 잘 맞는 백신은 아무도 단정지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결국 백신의 선택은 의료진과 소비자의 몫인 만큼 각각의 백신에 대한 올바른 정보 습득이 중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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