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기 추도사] 백제약품 초당 김기운 회장님을 그리며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9-27 07:00   수정 2019.09.27 07:01

회장님!

저희들 곁을 홀연히 떠나신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해 9월 27일 오후 망극한 소식을 듣고 달려갔던 일을 생각하니 다시금 슬픈 마음 가눌 길이 없습니다. 1주년을 맞이해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삼가 명복을 빕니다.

대범(大凡) 천지에는 사시(四時) 순환의 이치가 있고 일월은 대명하기 때문에 만물이 영원한 생성(生成)의 은혜를 입어 생사거래(生死去來)에 자유하고 여여자연(如如自然)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회장님 생전의 모습 역력하고, 가르침 더욱 선명하여 고비마다 뵙고 싶고, 지도받고 싶은 마음만 가득합니다.

존경하는 회장님 !

회장님께서는 백제약품을 창립하신 이래 전국에 20개 지점을 세우시어 우리나라 최초로 전국망 의약품물류센터(서울 북부, 평택, 영남)를 구축함으로써 신속한 의약품 유통을 통해 인류건강에 크게 이바지하셨습니다.

푸른 숲, '초당림'을 이룬 공로로 5.16민족상과, 2003년 국민훈장동백장(교육부분), 2010년 모란장(보건부분), 2017년 금탑산업훈장(농림부분)을 수상하셨고, 초당약품·백제에치칼약품·백제고등학교·초당대학교를 설립해 인류 건강과 교육사업에도 크게 기여하는 제생의세(濟生醫世)의 삶을 사셨습니다.

또 복지재단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인의 참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결과 2013년 한국 전문경영인이 선정한 세계 최장수 CEO상을 수상하시는 등 저희들의 귀감이 되셨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날 가난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 살던 저희들을 넓은 품으로 품어 안아 희망을 주셨으니, 그 은덕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백제 동우회원을 대표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2000년 ‘쥴릭파마 코리아’가 외국계 제약회사와 손잡고 한국유통시장을 장악하려고 했을 때, 회장님께서는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방향을 설정해 독자적 유통을 고수하며 타협을 하지 않으셨고, 한국유통업계를 심히 염려하신 덕분으로 오늘날 국내시장이 외국 유통업계에 넘어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18년간 가르쳐주시고 키워주신 백제약품을 떠난 저를 남다른 애정으로 지도하여 주셨던 바 그 은혜 너무나 커 한량없습니다. 명절이 돼 찾아뵈면 언제나 “직원은 몇 명인가?", 작년 매출은 얼마나 했는가?, 은행에 부채는 얼마인가?” 라며 세세히 물으신 후 시의적절한 경영의 지혜를 전수해 주셨던 것을 생각하면 무엇으로 그 큰 은혜를 갚아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운영에 어려움을 말할 때면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라” “무리하게 욕심부리지 말고 실속있게 운영하고 특히 인재를 잃지 말라”는 말씀으로 힘과 용기를 주셔서 오늘날까지 세찬 파도를 헤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큰 회장님의 은덕, 영원히 기억하고 가슴에 새기면서 살아가겠습니다.

또 기억나는 것은 TV조선에서 2017년 1월 27일부터 3일간 3부작으로 방영한 ‘산의 나라 산의 민족’, ‘산의 죽음과 비극’, ‘산의 부활을 위하여’라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던 일입니다. 민둥산을 '삼천리 금수강산'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신 회장님의 숭고한 공도정신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희들 ‘백제 동우회’는 앞으로도 회장님께서 가르쳐 주신 공선사후(公先私後), 신의일관(信義一貫) 정신을 변함없이 지켜갈 것이며, 회장님의 경영 원칙을 바탕으로 인류를 행복으로 이끄는 시민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리옵니다.

존경하는 회장님!

거자필반(去者必返), 즉 떠나간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온다고 하였으니 다음 세상에 또 다시 오시거든 더 큰 세상에 더 큰 인류의 등불이 되시어 저희들을 이끌어주시고 세상을 발전시키는 성인(聖人)되옵소서. 간절한 마음모아 극락 왕생을 기원하옵나이다.

                                       2019년 9월 27일 신덕약품(주) 대표 혜산 김정도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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