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서 표적 발굴 효율 높이는 기술 나왔다
비표지 표적 단백질 동정 기술 ‘TS-FITGE’ 각광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7-23 12:00   수정 2019.07.23 13:32
신약 후보 물질 탐색 과정에서 물질의 구조적 변형을 하지 않고도 표적 단백질을 찾아낼 수 있는 ‘비표지’ 표적 단백질 규명법이 각광받고 있어 주목된다.

대한화학회 발행지인 화학세계 7월호에는 서울대학교 화학단백칠체학 연구단(이하 연구단)이 신약 후보물질의 표적 규명을 위해 개발한 비표지 표적 단백질 규명법인 TS-FITGE(Thermal stabitity shift-based FITGE) 관련 연구들이 게재됐다.

TS-FITGE의 개발 역사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개발된 표적 단백질 규명법인 FITGE(Fiuorescence difference in two-dimensional gel electrophoresis) 기술은 표현형 기반 스크리닝(phenotypic screening)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었다.

표현형 기반 스크리닝(phenotypic screening)은 일반적으로 표적 단백질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방법과는 달리, 거꾸로 생명체의 표현형 변화부터 살핀 후 이에 관여하는 화합물을 탐색한다.

그러나 새로운 활성 물질이 생명체 내에서 효능을 가지더라도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약물의 작용 기전을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FITGE 기술을 포함한 표적 단백질 규명법들은 활성 약물과 단백질의 친화성을 이용해 표적 단백질을 골라낼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이 생리활성 저분자 물질의 원래 구조에 변형을 가해 새로운 작용기들을 도입하고, 이들의 작용으로 표적 단백질과 결합을 형성해 표적 단백질을 찾는다.

하지만 이 과정은 활성 약물의 어떤 부분에 구조적 변형을 가했을 때도 생리 활성이 변하지 않는지에 대한 실험이 선행되어야 하고, 생체 내 특정 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프로브(probe) 물질을 새롭게 합성해야 하므로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물질 변형이 필요 없는 일명 ‘비표지’ 표적 단백질 규명법의 개발 요구가 새롭게 떠올랐고, 연구단은 2013년 처음 보고된 CETSA(Cetiutar thermal stabitity shift assay) 기술을 기반으로 새 연구에 돌입했다.

CETSA 기술은 활성 물질이 표적 단백질에 결합함으로써 단백질의 열에 의한 변성 정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이용해 표적 단백질을 동정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기술은 항체를 이용한 방법이므로 표적 단백질을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뛰어나지만 편향 없이 표적 단백질을 규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연구단은 FITGE의 실험 테크닉과 CETSA의 개념을 접목해 단백질 전체 수준에서 생리 활성 물질의 표적 단백질을 편향 없이 규명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것이 TS-FITGE다.

TS-FITGE 기술은 새 활성 물질의 표적 단백질 발굴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어 향후 혁신 신약(First-in-class)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밖에도 연구단은 자체적으로 구축한 저분자 화합물 라이브러리에 대한 스크리닝을 통해 S82001라는 이름의 자궁경부암 세포(HeLa 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물질을 발굴했다. 해당 연구에도 발굴된 물질의 표적 단백질을 규명하고, 생체 내 작용 기전을 밝혀내기 위해 비표지 표적 단백질 동정 기술이 적용됐다.

연구단은 “생명 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고 조절하는 화학생물학에 충실하면서, 연구단이 개발해 온 새로운 연구 플랫폼들을 더욱 발전시키려고 한다”며 “이러한 노력은 미지의 생명현상을 밝혀가는 학문적 가치도 있지만, 신약개발의 새로운 혁신을 가져옴으로써 산업·기술적인 가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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