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소루비신뿐이었던 선택지에 더해진 ‘라트루보’의 가치
진행성 연조직육종에서 생존기간 연장하며 패러다임 변화 예고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2-09 13:41   수정 2018.02.09 13:51
40년만에 현행 표준요법인 독소루비신 단독요법 대비 전체생존기간을 유의하게 연장시킨 진행성 연조직육종의 1차 치료제가 등장했다.

9일 플라자호텔에서는 릴리의 연조직육종 신약 ‘라트루보(성분명: 올라라투맙)’ 급여 기자간담회가 개최돼 라트루보의 임상적 의미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 날 연자로 나선 안진희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사진)는 “연조직육종의 표준치료는 수술이다. 단순한 절제술이 아닌, 광범위한 절제를 해야 한다. 수술이 끝도 아니다. 적극적으로 국소 치료를 열심히 해야 한다. 이렇게 해도 환자의 절반은 재발, 즉 전이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따라서 연조직육종은 조기에 발견해 수술적 절제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병이 진행된 상태거나 이미 재발된 진행성 육종에서는 완치를 바라기가 쉽지 않다.

이럴 경우 치료옵션은 항암, 전이 부분의 재수술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먼저 항암치료는 치료 도중 종양의 상태를 확인해가며 다음 항암 시행 여부를 정한다.

전신 항암치료의 목적은 생존기간의 연장, 삶의 질 개선이다. 항암 치료약제로는 기본적으로 안트라사이클린 계열이 사용돼왔으며, 그밖에도 이포스파마이드, 에피루비신, 젬시타빈, 파클리탁셀 등이 있다.

안 교수는 “그동안 재발 또는 전이 후 생존 기간의 중앙값이 약 1년으로 보고되며 이 표준 치료약제들의 효과를 뛰어 넘기 위한 연구가 오랫동안 진행돼 왔다. 그러나 안트라사이클린의 단독 요법보다 두 가지 약제를 복합한 항암화학요법이 효과가 더 좋다는 결과가 발표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대규모 1차 항암치료임상 연구들에서도 독소루비신으로 대표되는 안트라사이클린과 다른 복합 요법을 비교한 여러 연구가 발표됐으나, 결론적으로 2제 복합 요법은 독소루비신 단독요법에 비해 유의하게 생존기간을 개선시키지는 못하고 단지 진행하는 속도만 늦출 뿐이었다.

그러나 라트루보는 달랐다. 독소루비신 투여에 더해져 생존기간 연장을 이뤄낸 것. 라트루보는 연조직육종 치료에서 승인받은 최초의 단일클론항체로, 지난해 3월 전세계 3번째로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본래 간엽 기원 세포에는 혈소판-유리 성장인자 수용체 알파(PDGFR-α)라고 하는 세포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용체가 세포표면에 발현돼있어 세포가 분화하도록 돕는다. 여기서 라트루보가 PDGFR-α의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역할을 해 종양의 성장을 억제한다.

라트루보의 전체생존기간(OS) 및 무진행생존기간(PFS)를 비교한 JGDG 3상 임상에서는 독소루비신을 투여해본 적이 없는 전이성 육종암 환자들을 모집해 한 군에는 독소루비신만 단독으로 투여하고, 다른 한 군은 독소루비신과 라트루보를 복합 투여했다.

실험 결과, 라트루보+독소루비신군의 무진행생존기간은 6.6개월, 독소루비신군은 4.1개월로 나타나 라트루보를 추가로 투여한 군에서 2.5개월의 생존기간을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라트루보의 유효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동안 독소루비신을 넘기 위해 진행됐던 다른 연구들에서도 무진행생존기간은 연장됐던 바 있다. 문제는 전체생존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것.

그러나 라트루보+독소루비신군의 전체생존기간은 26개월이었던 반면 독소루비신군은 14개월로 나타나 복합 치료군은 단독 요법 대비 전체생존기간을 약 1년 가까이 연장시켰다.

가장 위험한 부작용일 수 있는 골수억제는 라트루보+독소루비신군에서 50%대로 나타났고 독소루비신군은 30%대로 나타났지만, 이후 회복됬으며 이상반응으로 인한 약물 투여중단 환자 비율은 라트루보+독소루비신 군에서 더 낮게 나타났다.

안 교수는 “라트루보는 이미 독소루비신과의 병용요법으로 최신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진행성 연조직육종 치료제로 비교적 높은 근거수준(Category 2A)으로 권고되고 있다”며 “라트루보의 등장으로 진행정 연조직육종의 1차 치료 목표가 전체 생존기간 연장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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