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번? ‘바이오벤처 창업’ 돌풍…이것만은 지켜라
‘돈’보다는 역량 입증 위한 창업…‘진도’나가는 것이 곧 성장의 지름길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7-10-20 14:15   수정 2017.10.20 14:19
최근 소자본에 기반한 바이오벤처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창업계는 이른바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창업과는 달리 바이오벤처 창업은 다각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이에 20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3차 서리풀미래약학포럼’에서는 ‘바이오약학의 창업 동향 및 전략’이라는 주제 안에서 바이오벤처기업들의 창업 현황과 창업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그려졌다.

발표를 맡은 신정섭 본부장(KB인베스트먼트 벤처투자본부)은 “2000년에는 대학교수, 연구소연구원, 기업연구원 등이 주로 창업을 했으나 요즘은 대학기술지주, 연구소 스핀오프, 기업연구원, 의사, 재창업자 등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청년 창업’이라고 하면 30대까지를 지칭하지만, 바이오창업은 나만의 독창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창업을 고민할 수 있다. 따라서 신약, 진단 등의 분야에서는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중년 창업’이라는 말을 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왜 창업을 하느냐는 질문에 신 본부장은 “창업을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다. 하지만 연구자들의 창업은 다르다. 나이가 중년이 된 창업가는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이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물질적 보상보다는 POC(proof of concept)라는 나의 과학, 역량, 경험, 나의 열정을 증명하고자 하는 동기가 중년 창업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창업자들에 필요한 역량은 따로 있는 걸까? 신 본부장은 “바이오 창업자들에게는 두 개의 뇌가 필요하다. 하나는 사업가의 뇌, 다른 하나는 과학자의 뇌다. 커뮤니케이션 역량도 필요하다. 바이오 학문의 언어는 일명 ‘외계 언어’로, 전공이 아니면 알아듣지 못한다. 따라서 바이오와 무관한 사람, 이를테면 중학교 2학년에게도 나의 기술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또 팔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규모 바이오벤처로 시작하는 창업자들이 많은 만큼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이에 신 본부장은 “창업을 하게 되면 보통 내 사업과 외부 용역 일까지 함께 진행한다.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만의 독자적인 기술이 있다면 다른 분야에 인력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내 사업에만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오벤처의 핵심은 ‘진도’다. 내 연구 성과, 이른바 진도가 얼마나 진행되느냐가 관건이다. 궁극적으로는 개별 단계별로 약물에 대한 개념 검증을 시행하는 것이 바이오텍의 성장 방법이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내 회사는 몇 년을 보고 가야하는 걸까? 최 본부장은 “최소 10년 또는 남은 여생을 올인한다라는 생각이 현실적이다”고 답했다. 기혼자라면 배우자의 허락 또한 중요하다. 가족의 동의가 없는 사업은 결국은 나와 가정을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어 신 본부장은 창업 후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시기별로 설명했다.

신 본부장에 의하면 창업 3개월이 지나면 초기 자금의 확보, 즉 작은 사옥을 마련했는가를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또한 같이 일할 최선의 사람들을 찾아 팀(Team)을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 어차피 회사는 첫 번째 프로젝트가 성공해야 그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어떻게 성공해야 하고 어떻게 팔릴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가가 관건이다.

1년이 지나면 계획했던 연구개발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와 향후 2-3년치 자금 확보 여부, 팀 구성 점검, 프로젝트기업과 계속기업 사이에서의 진로를 정해야 한다. 프로젝트기업이란 하나 또는 두 개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후 M&A를 시행할 목적의 기업을 말한다. 실제로 미국의 많은 기업들이 나스닥 상장보다는 나스닥 상장 기업에 M&A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년이 지나면 기술적 진척이 있는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기다. 나의 회사가 자원이 없다고 탓해봐야 소용없다. 사업은 어떻게든 진도를 끊임없이 진행해야 하는 과정이다. 오로지 데이터, 즉 무형자산으로만 존재하는 가상의 자산들로 진도가 나가야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또한 자금 여력의 충분성, 조직 상태 등을 추가로 점검해봐야 한다.

7-10년이 지나면 회사는 본격적으로 안정기에 들어서게 된다. 이 때에는 비전 사업에 매진할 기반을 닦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보통 목표로 삼는 ‘상장’이라는 작업은 그 기업이 성년식을 맞이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의 역량, 열정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뒤돌아봐야 한다. 회사라는 집단은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에 매몰되서 점점 스스로를 갈고 닦지 않으면 뒤로 후퇴하기 때문이다.

신 본부장은 “처음부터 창업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출 수는 없다. 벤처기업은 기본적으로 가상 회사(virtual company)다. 따라서 외부역량에 대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그러니 초기 자본의 충분성보다는 남들보다 ‘나은’ 기술이 아닌 남들과 ‘다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창업을 고려해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