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치료제, 이토록 개발 어려운 이유는?
만성 질환 특성상 유효성·안전성 입증 어렵고 상업화할 가치 부족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7-10-17 06:20   수정 2017.10.17 06:20
신약 개발 시장에서 심장질환 치료제는 드물게 나타난다. 얼마 전 급여의 문턱을 넘은 만성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도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기다린 끝에 개발된 신약이었다. 심장질환 치료제는 왜 이토록 개발이 더뎌 보이는 것일까?

지난 16일 열린 KDDF Joint R&D Program Workshop에서는 최성준 부센터장(보령제약 R&D 센터)이 발표자로 나서 심혈관계 치료제 개발 현황과 새로운 유망 타겟에 대해 소개했다.

최 부센터장은 “최근 미국에서 새로운 심장질환 치료제들이 많이 개발되면서 미국 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많이 저하됐지만, 세계적으로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고 전했다.

최 부센터장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신약들이 R&D 개발 비용에 비해 허가가 덜 이뤄지고 있다. 심장질환 치료제도 마찬가지다. 그럼 왜 이렇게 신약 허가가 어려운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 최 부센터장은 “약을 시판했을 때의 목표 이익 미도달, 즉 신약을 상업화할만한 가치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최 부센터장은 “약품을 생산해 판매했을 때 돈이 안 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생각만큼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효과나 안전성은 두 번째다. 세 번째로는 심장질환 치료제의 개발 역사는 50년간 꾸준히 발달해왔지만, 기존에 존재했던 치료법이 상당히 뛰어났기 때문에 그것을 뛰어 넘을만한 약품을 개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혈액 종양 관련 신약은 25%이 개발에 성공하는데 반해 심장질환 신약은 6%에 가까운 약만이 성공한다. 그러나 임상 1~4상까지의 성공률을 봤을 때 그 평균치에 비해서는 심장질환 신약도 임상 시험의 성공확률이 많이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항암제에 비해 심장질환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고혈압을 예로 들어보면, 항암제는 발병을 일으키는 세포를 표적화해 치료할 수 있지만, 고혈압은 수많은 유전자의 차이와 환자의 특성이 제각각인 질병이다. 따라서 바이오마커가 각각 다 다르기 때문.

또한 심장질환 질환은 대부분 만성질환이어서 임상을 진행할 때 장기간으로 진행된다. 그러다 보면 임상 진행 중 새로운 치료법이 나오기도 하며, 임상에 변수가 많아 임상이 길어지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통계적인 가정이 이미 어긋났기 때문에 완전한 임상 실험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최 부센터장은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80~90세인 시대에서 40대에만 질병을 진단받아도 만성질환의 경우에는 40년 가까이 약을 복용해야 한다. 이에 약제의 효과 및 안정성이 수 십 년 간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기존의 물질특허 기간으로는 이를 입증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아직 심장질환 분야에서 블록버스터급이라고 할 수 있는 약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 예로 한때 유망했던 머크社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 아나세트라핍(Anacetrapib)의 상용화가 중단됐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라는 분석이다.

최 부센터장은 “최근 PCSK9, HMGCR, miRNA 등이 주목받으며 이에 대한 연구들도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성공한 치료제는 많지 않다”며 “유망한 심장질환 치료제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더 넓게 보는 시각과 좋은 임상시험 디자인, 각 기관과의 협력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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