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파린(warfarin)의 적절 용량을 결정하는 데에 유전학에 의존하기 보다는 환자별 개인의 경험 및 INR 수치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2일 코엑스에서 열린 ‘2017 FIP 서울총회’에서는 Don Mager 교수(University at Buffalo, USA)가 연자를 맡아 ‘항응고제의 개인 맞춤형 복용량’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과거 약물 유전학에 기반한 와파린 투여 가이드라인이 있었으나, 이 가이드라인의 임상적 유용성은 소규모 임상 시험이나 관찰 연구에서만 테스트되었고, 이마저도 불확실한 결과였다.
Don 교수는 “2013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 유전학을 기반으로 한 와파린 투여는 그 기준이 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타난 바 있다”며 한 연구 내용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임상 변수와 유전자형 데이터를 모두 포함하는 투약 알고리즘 또는 임상 변수만을 포함하는 투약 알고리즘에 따라 결정된 1015명의 환자에게 치료 첫 5일 동안 와파린의 용량을 무작위 배정했다.
모든 환자와 임상의들은 치료 첫 4주 동안 와파린의 복용량을 알지 못했다. 일차 결과는 와파린 용량 조절의 기준이 되는 ‘INR’이 치료 4일 또는 5일부터 28일까지 치료 범위에 있었던 시간의 비율이었다.
INR은 혈액 응고 과정에 관여하는 응고인자들을 평가하는 검사인 프로트롬빈 시간(prothrombin time, PT)을 국제 정상화 비율(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로 나타낸 것으로, 현재 대부분의 임상 현장에서 와파린 용량 조절의 기준으로 여겨지고 있다.
치료 28일째에서 INR이 치료 범위에 머물렀던 평균 시간을 비율로 환산한 결과 유전자형 유도 그룹에서는 45.2%, 임상적으로 유도된 그룹에서는 45.4%였다. 와파린의 유전자형 가이드 투여는 치료 첫 4주 동안 항응고 조절 정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Don 교수는 “와파린의 적절 용량을 결정할 때는 △광범위한 임상 경험 △전통적인 치료 약물 모니터링 (therapeutic drug monitoring, TDM) 기법 △생물학적 반응 수치(INR)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밖에도 와파린 용량을 결정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는 △나이 △유전학(CYP2C9 및 VKORC1) △성별 △마약 중독 경험 △질병 △복약 준수 여부 △비타민 K가 포함된 식이 섭취량 등이 있다”고 Don 교수는 말했다.
이어 “와파린의 새로운 집단 기반 약물 동력학(PK) 및 약력학(PD) 모델은 ‘베이지안(Bayesian) 통계법’을 사용해 INR 측정과 결합할 때 와파린 약물 요법의 개선된 개별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지안 통계법’은 표집에서 얻은 정보뿐 아니라 연구자가 갖고 있는 사전 지식이나 주관적 의견 또는 신념과 같은 정보도 포함시키는 추리통계의 한 방법이다. 전통적 통계방법처럼 통계적 추리를 할 때 표집으로부터 얻은 정보 이외의 다른 정보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은 같으며, 차이점은 단지 사전 정보를 이용한다는 데 있다.
Don 교수는 “와파린 용량을 결정할 때에는 유전학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INR 테스트, 의사소통, 비유전적으로 이뤄지는 정량 주입 알고리즘, 환자 순응도 등을 적절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