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이 의약품유통업체에 불공정 거래약정서 체결을 종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논란이 됐다.
의약품유통업계에서 대표적인 불공정 거래약정으로 꼽는 내용은 반품률 초과시 마진 축소, 대표이사 연대보증 강요, 어음 만기시 소유권 이전 등이다. 여기에 직거래처에 대한 거래 제한 문제를 비롯해 병원용과 약국용으로 구입한 의약품에 대한 명확한 구분 판매 등도 포함된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제약사의 경우 유통업체와의 거래약정서에 일정 이상 반품률이 나오면 회전마진을 줄일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반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제약사들이 자체적으로 수용 가능한 반품률을 정하고, 이를 유통업체에 종용하고 있는 것.
또한 금융권 지급보증은 물론 대표이사의 경우 무조건적 연대보증을 서도록 요구하는 제약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거래시 어음 결제를 하면 어음이 만기될 때까지 유통업체가 보관하고 있는 재고를 제약사의 소유로 규정하는 문제도 갑질 논란을 빚고 있다.
한 상위제약사는 병원 납품용 의약품의 약국 유통을 막기 위해 거래약정서 상에 병원용과 약국용 의약품의 구분 공급을 명시하면서 동일한 의약품을 분리·관리토록 해 추가적인 관리비용을 발생시킨다는 불만도 나왔다.
여기에 자체 직거래처에 대한 거래 제한을 요구하는 제약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약사의 갑질 논란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제약사와 유통업체의 거래관계를 재정리해 대표이사 연대보증 문제, 요양기관 반품, 소유권 유보조항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의약품 유통에 관한 표준거래계약서(초안)’를 마련했지만 한국제약협회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모두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결국 의약품유통협회는 제약사들의 불공정한 거래약정을 개선하기 위해 표준약관을 추진하는 대신 협회 내 제약 불공정거래약정 대책위원회를 구성, 가동키로 했다. 엄태응 부회장이 전담책임자를 맡았다.
제약사와 유통업체간 거래계약서와 관련해 워낙 다양한 사례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유통협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