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범위확인심판으로 오리지널 약가회복 어렵다
정부-업계, 오리지널 약가회복절차 세부사항 잠정 합의
손정우 기자 s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12-08 06:05   수정 2008.12.08 13:06

오리지널 제약사의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만으로는 제네릭 시판으로 인하된 오리지널 약가 원상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한 ‘신의료기술등의결정및조정기준’ 세부 고시 내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제약업계가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오리지널 약가 원상회복의 근거에서 제외하는 것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와 업계는 논의 과정에서 △제네릭 품목이 허가 및 약가를 받는데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이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특허침해와 오리지널 약가 원상회복의 근거로 활용할 수 없다는 점 △제네릭이 오리지널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확인됐을 경우 오리지널 약가 회복 절차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 등에 대해 의견을 같이 하고, 향후 관련된 세부 고시 마련에 있어 이 같은 내용을 최대한 반영키로 했다.

2006년 말 시행된 약제비 적정화 방안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지 않았더라도, 해당 오리지널 품목에 대한 제네릭이 보험등재 되면 오리지널 약가를 20% 인하토록 하고 있다.

그러자 대부분의 오리지널 품목을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오리지널 특허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제네릭 품목이 보험급여 리스트에 등재 됐다고 무조건 약가를 20% 깎는 것은 잘못됐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복지부는 이러한 의견을 일부 받아들여, 제네릭 품목이 보험급여 리스트에만 등재되고 ‘실제 시판되지 않는 경우’는 오리지널 약가를 20% 인하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제네릭社가 ‘제네릭 시판을 강행할 경우’는 해당 오리지널 품목의 약가를 20% 인하키로 했으며, 다만 제네릭이 오리지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권위 있는 기관의 판단’을 근거로 오리지널 약가를 원상회복시키는 절차를 마련했다.

문제는 ‘권위 있는 기관의 판단’이 무엇이냐는 것에 대해 정부-업계 간의 이견이 있었고, 제약업계 사이에서도 서로 의견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도 특허청이라는 권위 있는 기관의 판단이라며, 이를 오리지널 약가 원상회복의 근거로 인정해 줄 것을 복지부에 건의해왔다.

또한 한국화이자,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한국MSD 등 다국적 제약사들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자사 오리지널 제품의 제네릭에 대해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특허청에 청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은 제네릭 의약품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범위 안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절차로, 오리지널을 그대로 본 따 만든 제네릭이 오리지널의 특허범위 안에 있다는 점은 너무나도 당연하기 때문에, 이를 특허침해와 오리지널 약가회복의 근거로 삼을 수 있을 지 논란이 돼 왔던 것이다.

논란에 대해, 최근 복지부와 국내외 제약사들은 일단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네릭이 오리지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근거로 활용될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하고, 다만 최종적으로 제네릭 제품이 오리지널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확인됐을 경우의 약가회복절차에 대해서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세부 고시 내용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오리지널 약가회복절차에 대해서는 제네릭에 의해 특허가 침해된 기간만큼 오리지널 약가 인하 시점을 연장시켜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재철 변리사는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이라는 것은 시판된 확인대상발명(가호발명, 제네릭)에 대해 기술적으로 오리지널의 특허범위에 속하느냐 아니냐를 확인하는 것이지, 아직 시판도 되지 않은 제네릭을 대상으로 오리지널의 특허 범위 내에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를 확인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됐고, 또한 그것은 특허의 침해와는 별개의 문제”라며 “다국적 제약사들이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근거로 제네릭의 특허침해를 주장하는 것은 확대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국적사가 특허침해를 걱정한다면, 제네릭 출시가 강행됐을 경우 가처분신청 등 다른 방법으로 시판을 중단시키는 방법을 쓰면 된다”며 “제네릭이 허가를 받고 약가를 받는 과정까지는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확인대상발명(가호발명)이라는 점에서 특허침해를 이야기할 수 없고, 따라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으로 허가 및 약가를 받는 것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다만 “제네릭사가 언제 제네릭을 출시할지에 대해 오리지널 사는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는 문제점과 법정 다툼에서 제네릭이 오리지널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확인됐을 때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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