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GMP 제조시설에서 사용하는 직수입 살생물제품에 대해 2028년 말까지 한시적 승인 면제가 적용된다. 백신과 혈장분획제제, 바이오시밀러, 위탁개발생산(CDMO) 등 무균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공급 공백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회장 이정석)는 의약품 GMP 제조시설에서 사용하는 직수입 살생물제품에 대해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화학제품안전법) 제24조제4항에 따른 한시적 승인 면제가 결정됐다고 8일 밝혔다. 면제 기간은 2028년 12월 31일까지다.
해당 조항은 공중보건 등에 긴급히 필요하고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없는 살생물제품에 대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요청하면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한시적으로 승인 없이 제조·수입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한 특례다.
최종 멸균 어려운 바이오의약품…살포자제 공급 연속성 확보
살생물제품 안전관리 제도가 정비되면서 사업장에서 자체 사용할 목적으로 직접 수입하는 살생물제품도 승인 대상에 포함됐다. 협회와 업계는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의약품 무균 제조시설에서 사용하는 필수 소독제의 경우 승인 준비 기간에도 공급이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관계부처에 건의해 왔다.
백신, 혈장분획제제, 항체의약품,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은 최종 제품 단계에서 멸균하기 어려워 제조 전 과정을 무균공정으로 관리해야 한다. 제조환경의 무균성이 제품 품질과 환자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에 관한 규정」은 무균의약품 제조시설에서 정기적으로 살포자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유럽 GMP(EU GMP Annex 1) 역시 오염관리전략에 포자형성균까지 관리할 수 있는 소독제를 포함하도록 요구한다.
살포자제는 청정구역 표면과 공간, 자재 반입 과정 등에 사용되는 핵심 오염관리 수단이다.
바이오시밀러·CDMO 글로벌 공급 일정에도 영향
바이오시밀러와 CDMO 분야에서도 이번 조치의 의미가 크다. 바이오의약품은 세포 배양부터 원료의약품 생산까지 수 주에서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제조환경 관리에 공백이 생기면 진행 중인 배치와 출하 일정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CDMO 기업들은 글로벌 제약사와 계약한 일정에 맞춰 제품을 생산·공급해야 하고, 제조시설은 미국 FDA와 유럽 EMA 등 해외 규제기관의 실사를 받는다. 소독제와 오염관리전략도 주요 점검 항목에 포함된다.
검증된 소독 체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은 해외 공급계약 이행과 수출 일정 안정성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소독제 변경 시 제조환경 관리체계 전반 재검증
GMP 시설에서 소독제를 변경하면 단순 자재 교체를 넘어 소독제 효능시험, 재질 적합성 평가, 소독 밸리데이션, 환경모니터링 재평가 등을 다시 거쳐야 한다. 수출 품목은 해외 규제기관의 변경 절차도 필요하다.
협회에 따르면 이 과정에는 통상 1년 6개월 이상이 걸린다.
국내에서는 인플루엔자·수두 백신 등 국가예방접종 백신과 알부민 등 혈장분획제제가 영향을 받는 품목에 포함된다. 이번 한시적 면제로 국내 환자 공급과 해외 출하를 유지하면서 국내 승인 준비를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됐다.
5개월간 현황조사·건의·특례 신청
협회는 지난 5월 사안을 확인한 직후 회원사 사용제품 현황조사와 의견수렴에 착수해 6월 2일 건의서를 제출했다.
6월에는 GMP 시설용 살생물제품 설명회와 기후에너지환경부 간담회를 통해 현장 상황을 설명했고, 7월에는 면제 대상 품목을 조정했다.
8월에는 ‘직수입 살생물제품 사용 현황 보고서’와 제품별 특례 신청자료를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제품별 효능·효과, 해외 규제 현황, GMP 시설에서의 사용 필요성, 의약품 공급에 미치는 영향 등이 담겼다. 이후 추가자료를 보완해 제출했고, 10월 1일 관리위원회에 해당 안건이 상정됐다.
협회는 면제 기간 안에 해당 제품의 국내 승인이 완료될 수 있도록 공급사와 회원사의 준비 상황을 확인하고 관계부처와 후속 조치를 협의할 계획이다.
박정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부회장은 “바이오의약품은 제조환경의 무균성이 곧 품질이자 환자 안전”이라며 “근로자 안전이라는 제도의 취지와 의약품 공급 안정이 함께 지켜질 수 있도록 현장의 특수성을 살펴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면제 기간 동안 제품 승인과 현장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후속 조치를 계속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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