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사다리 발판 빼고 뛰라니"… 제약기업 '도약형' 인증제 실효성 도마 위
김태호 의원 "도약형 인증, 조세·건축 특례·부담금 면제 등 핵심 혜택 빠져" 질타
정은경 장관 "약가 우대 대상 규정 위한 것… 제약사에 큰 혜택, 특례 지원은 단계적 검토"
김홍식 기자 │ kimhs423@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0-08 06:00   수정 2026.10.08 06:01
출처=국회방송

정부가 중소 유망 바이오 제약회사를 한국 제약산업을 대표하는 앵커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내놓은 ‘성장 사다리’ 구축안이 국정감사에서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의 제약기업 단일 인증 체계를 ‘도약형’과 ‘선도형’으로 이원화해 맞춤형 성장을 돕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지만, 정작 신설되는 '도약형' 인증에는 조세 특례 등 핵심 지원책이 대거 빠져 있어 오히려 기업의 연구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태호 의원은 정부가 입법 예고한 제약기업 인증 체계 이원화 제도의 맹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김 의원은 혁신형 제약기업을 성장 단계별로 지원한다는 취지 자체에는 적극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내용을 보면 사다리 아랫단을 몇 개 빼버리고 이름만 '도약형'으로 바꾼 것 같다"며 "발판을 빼내고 더 높이 띄우라고 요구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기업을 키우는 정책인지, 아니면 기업의 점프 실력을 실험하는 정책인지 잘 모르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단순한 정부의 청사진 발표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기업이 실제로 한 단계 도약하고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도약형' 기업에 부여되는 요건과 혜택 간의 심각한 불균형이 핵심 문제로 지적됐다. 

김 의원이 분석한 제출 자료에 따르면, 도약형 기업에는 현행 수준의 연구별 투자 요건이 그대로 깐깐하게 적용된다. 하지만 정작 주어지는 지원 혜택은 국가 연구개발 사업 우대와 약가 우대 중심으로만 한정되어 있다. 기존 혁신형 기업이 누리던 혜택인 조세 특례, 연구 시설 건축 특례, 각종 부담금 면제 등의 알짜 혜택은 도약형 지원안에서 모두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결과적으로 연구를 더 많이 해서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연구 여력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어 제약회사들이 실제 임상이나 연구비를 원활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추가 지원에 대한 보완 대책을 명확히 한 다음에 입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하며, 다가오는 종합 감사 직전까지 여러 제도를 비교 분석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정부 측에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대해 답변에 나선 정은경 장관은 도약형 제도의 기획 의도를 상세히 설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정 장관은 "완전한 혁신형 기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더라도 R&D 투자 비율이 있는 기업들이 향후 혁신형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중간 단계로서 도약형을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 혁신형과의 특례 지원 혜택 차이에 대해서는 "준혁신형에 해당하는 도약형은 처음으로 도입을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어느 기업이 어떻게 들어올지 평가해 보고 지원이나 제도 개선을 단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정 장관은 이번 정책의 핵심이 '약가 우대'에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정 장관은 "도약형을 도입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향후 약가 제도 개편 시 약가 우대를 해 주는 대상을 좀 더 명확히 규정하기 위해서 만든 부분이 있다"며 "제약사 입장에서는 약가 제도에 우선하는 제도가 굉장히 큰 지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김 의원의 요구대로 종합 감사 전까지 비교 분석 자료를 만들어 제출하겠다고 약속하며,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운영 중인 만큼 기업들로부터 직접 제안을 받아 제도화하는 부분을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는 제약사의 원료 국산화 및 해외 진출과 관련한 정책 점검도 함께 이뤄졌다.

원료 직접 생산 의약품 우대 기준과 관련해, 정 장관은 "두 가지 유형으로 국산 원료 사용 시 약가 제도를 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품목 허가권자가 원료를 직접 생산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국가 필수 의약품에 대해서는 직접 생산하지 않더라도 국내산을 쓸 경우 동일하게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출 지원과 관련해서도 매서운 질의가 이어졌다. 

김 의원은 단순한 해외 진출 참여 여부가 아니라 실제 계약 건수, 단계별 과정, 법적 검토 및 기술 지원 등 실질적인 부분들이 반영된 평가 자료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성장 사다리는 이미 다 올라간 기업의 이름표를 붙이는 제도가 아니라, 이제 막 올라가려는 기업이 굳건히 발을 디딜 수 있게 하는 제도여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에 정 장관은 "국내 제약사의 해외 수출에 대해 이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지원 정책을 가지고 있다"며, "스타트업부터 도약형, 혁신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업의 유형에 따른 적절하고 촘촘한 지원 대책을 더 정교하게 설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약업신문 공식 SNS 채널 구독
블로그 유튜브 텔레그램 링크드인 페이스북 카카오톡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