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치료제 라무시루맙이 청구자료를 근거로 생존기간을 확인한 결과 제출된 9.6개월 보다 짧은 7.9개월로 확인됐다.
다만 연구에 참여한 병원 진료기록에서는 10.0개월로 임상시험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선민, 이하 심사평가원)이 12일 공개한 '의약품 급여관리를 위한 실제임상근거(RWE) 플랫폼 마련 후향적 연구'(연구책임자: 김동숙 박사·변지혜 박사)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
심사평가원은 청구 자료를 활용해 약제 효과를 분석하고,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소속 의료진 242명은 68개 병원의 진료기록을 직접 수집하고 분석해 건강보험 등재 당시 제약회사가 제출한 임상시험자료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분석 대상으로는 국내 환자수가 많고 약품가격이 높은 위암 약제 라무시루맙(제품명: 사이람자주)과 유방암 약제 트라스투주맙엠탄신(캐싸일라주)을 선정했다.
분석 결과, 위암 약제인 라무시루맙은 임상시험 자료의 전체 생존기간이 9.6개월(8.5-10.8)이었으나 심사평가원 청구자료의 분석결과는 7.9개월(6.3-8.4)로 나타났고, 연구 참여 병원의 진료기록 분석결과는 10.0개월(9.3-10.7)로 임상시험자료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유방암 약제인 트라스투주맙엠탄신은 관찰기간이 충분치 않아 연구 참여 병원에서 진료기록 분석으로 확인한 치료 후 병이 악화되지 않은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비교했다. 청구자료는 자료 한계로 PFS 분석에서 제외했다.
진료기록 분석 결과는 8.0개월(6.8-9.4)로 제약회사의 임상시험 결과인 9.6개월과 차이가 있었다.
연구진은 "연구에서 제시한 국내 실제임상자료(RWD) 수집 표준화 절차는 건강보험의 의약품 가격관리 뿐 아니라, 의약계의 의약품 효능 연구, 산업계의 신약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기간이 짧아 청구자료와 병원 진료기록 간 자료가 연계되지 않는 한계가 있어 의약품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 해석 및 활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하며, "약제를 사용한 환자군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실제임상근거(Real-World Evidence; RWE)란 실제임상자료(Real-World Data; RWD)를 수집·분석한 문헌이다.
실제 임상자료(Real-World Data; RWD)는 의약품이 시판된 후의 효과를 볼 수 있는 현실 자료로, 건강보험 청구자료, 병원 진료기록, 설문조사(예: 삶의 질 조사), 시판 후 의약품조사 자료 등이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내 실제임상자료(RWD)인 병원별 진료기록, 심사평가원 청구자료를 임상시험자료와 비교·분석함으로써, 향후 의약품 개발 및 건강보험 급여관리 등에 실제임상근거(RWE)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RWE 구축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실시됐다.
심사평가원 연구진 뿐 아니라 임상 학회 및 통계· 역학 전문가가 함께 진행해 연구의 정확성과 전문성을 높였다.
또한, 의약품 효과와 이상반응 평가에 필요한 필수 항목을 제시했고, 각 요양기관의 조사 항목별 실제 기록률을 분석해 결측률이 높은 필수 조사 항목을 코딩화하는 방안 등 실제임상자료(RWD) 수집, 실제임상근거(RWE) 플랫폼 마련 방안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