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의약품 수입·판매 처벌' 입법 타당성 인정
복지위 검토보고 의견…관세법 개정 등 추가 검토 필요
이승덕 기자 duck4775@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8-30 12:00   수정 2018.08.30 12:56
온라인 의약품 수입·판매에 대해 금지·처벌조항을 신설하는 법안이 타당하다고 평가됐다.

다만, 법제화 과정에서 과잉처벌 여부에 대한 검토와 관련 관세법 개정, 행정절차 보완 등 세부 조정에 대한 논의는 법안 소위 과정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종희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각각 발의한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검토보고 결과를 밝혔다.

김상희 의원의 약사법 개정안은 외국산 의약품의 불법 국내 유통을 금지하기 위해 개인이 수입허가를 받지 않고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외국산 의약품을 구입해 국내로 반입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며, 해당 의무 위반시 과태료를 부과하려는 내용이다.

해당 개정안은 외국산 의약품의 불법 유통과 오남용으로 인한 약화 사고의 발생가능성을 낮춰 국민 건강권을 보호하려는 점에서 입법 취지는 타당한 면이 있다고 판단됐다.

그러나 박 수석전문위원은 "의약품의 불법 유통은 의약품 불법 판매 행위가 전제돼야 하는 것"이라며 "현행법은 이미 의약품 불법 판매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의약품 불법 판매 행위가 이뤄진 이후 당해 행위를 처벌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아직 의약품 불법 유통에 이르지 않아 국민 건강권을 손상시킬 추상적인 위험성이 있는 상태에 불과한 의약품 구매·반입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과잉처벌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개정안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구매·반입 행위만 제재하고자 하나, 동 행위와 개인이 직접 해외에서 구매·반입하는 행위와 의약품 불법 유통의 가능성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없어, 구매반입의 형태를 개인 직접 구매까지 넓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용 입장을 밝히면서도 신중히 검토할 문제라고 의견을 냈다.

식약처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의약품을 수입하지 못하도록 한 개정안의 입법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현행 약사법령에서도 정보통신망을 통한 의약품 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고, 법 개정시 벌칙 처분 이외에 과태료 처분까지 부과된다는 점과, 약사법령이 개정되어도 관세법령이 개정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관세법령의 개정을 통한 입법 목적 달성을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의사협의회는 '반대' 입장으로 "개정안은 의약품 수입자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반대한다"고 의견을 냈다.

윤소하 의원의 개정안은 '적법한 의약품'을 의약품 판매자격이 없는 자가 불법으로 판매하는 것을 알선·광고하거나,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불법으로 판매하는 것을 알선·광고하는 것을 금지·처벌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또한 '불법의약품(미허가, 위조의약품 등)'을 정보통신망으로 판매하는 것을 알선·광고하는 것도 금지·처벌한다.

더불어 감독관청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에게 사이트 차단·게시물 삭제와 불법 유통을 조사하는데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규정도 신규로 도입한다.

이에 대해 박종희 수석전문위원은 "의약품의 불법판매 알선 등을 근절해 국민건강을 보호하려는 개정안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적법한 의약품' 뿐만 아니라 '불법의약품' 불법적인 유통까지 금지하려는 개정안의 내용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광고·알선의 매개체를 정보통신망으로 한정할 경우 전화·대면으로 이뤄지는 불법적인 광고·알선을 단속할 근거가 없으며, △개정안에 포함된 약사법 제61조(판매 등의 금지)제2항 '의약품이 아닌 것을 용기·포장에 오인되게 표시·광고 금지'는 의약품은 아니라는 점에서 개정안을 다음과 같이 수정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감독관청의 자료제출 요청 권한 항목도 국민건강 을위해 입법취지가 타당하다고 평가했으나, 행정상 신속성이 문제가 됐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개정안의 내용에 따르더라도 감독관청이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만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사이트 차단 등의 조치를 요청할 수 있어 신속한 단속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대상 의약품이 합법이든 불법이든 의약품을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판매하고 광고하는 행위는 불법행위이므로 감독관청이 직접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사이트 차단 등의 조치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수용' 입장으로 "불법의약품 유통 단속의 효과를 높이려는 개정안의 입법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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