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예전처럼 약국을 운영했을 뿐이고, 올 한해 상황이 이렇게 만들었을 뿐이고.' 최근 모 개그프로에서 유행되고 있는 유행어에 올 한해 약국의 모습을 대입해보면 이러한 말이 나올 수 있을 듯하다. 약사들은 예전처럼 약국을 운영하는 데 힘을 썼지만 올해는 생각만큼 약국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약사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 해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그 결과 약국 운영에 위기가 이어졌다. 이에 여러 사건을 중심으로 2008년 약국의 모습을 정리해봤다.
'매출 하락'에 총선·날씨 한 몫
가장 먼저 닥친 위기는 봄 약국가에 불어온 매출 감소였다. 특히 로컬 의원 인근에서 처방전을 중심으로 경영되는 약국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전체적인 경기 불황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총선과 날씨 등 외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었다.
국민들의 관심사 중 큰 부분이 총선에 쏠리고 이로 인해 돈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관련분야에 집중된 것이 한 원인이었다. 또 날씨의 변덕이 심하지 않았고 심한 꽃샘추위도 없었다는 점에서 날씨로 인한 봄 특수를 누릴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이에 따라 통상적인 봄 약국가의 경기 활황을 기대했던 약사들의 분위기는 씁쓸해 보였다.
신뢰도 회복이 약국 운영의 '열쇠'
올해 5월을 기점으로 약사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공중파방송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카운터, 무자격자 조제 등의 약국의 불법행위에 대해 고발하면서 약사 직능의 위상을 크게 실추시켰기 때문이다.
이 방송은 이후 다시 한번 난매, 카운터 등 약국의 불법행위를 방영하며 약사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방송의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약국의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됐던 부분이 곪아 터져버린 셈이었다.
물론 방송에서 다룬 약국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지만 전체 약사 사회에 경종을 울릴 만큼의 파급력을 보여줬다. 일선 약국은 이후 소비자들의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수밖에 없었고 약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약국 운영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
이에 대해 약사회를 비롯해 각 시도약사회는 자정운동을 전개하며 약사 사회의 신뢰 회복에 힘썼고 이후 약사회 연수교육에는 이 방송이 단골메뉴로 등장했다.
그러나 올해 자정의 목소리를 높이 외쳤던 약사 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법행위를 일삼는 주체들의 자정 움직임이 실질적으로 보이지 않아 앞으로 약사 사회의 뚜렷한 해법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일반약 가격 인상… 판매량 줄어
고유가 시대에 전체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비타민 C제품, 염모제 주요 일반의약품의 가격이 인상됐다. 자연히 제품들의 연이은 가격 인상은 약국 운영에 있어 단기적으로 영향을 가져오기도 했다.
약국을 찾은 소비자들이 일반약 가격의 인상으로 구입을 망설이거나 같은 성분이면 낮은 가격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과의 마찰은 약사들에게 골칫거리로 남아있게 된다.
소비자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경우 약사들은 물가상승 등의 이유를 들어 설득을 하거나 다른 제품을 권하기도 한다.
다행히 올해에는 전체적인 물가 인상이 있었다는 인식이 작용을 하면서 소비자들의 반발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 약사들의 이야기지만 항상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또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구입량이 줄어들면서 일반약 판매량이 줄어들어 약국 운영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경기악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글로벌 금융위기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약사들은 추워진 날씨만큼이나 마음도 춥다.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않아 약국 매출의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처방전을 제외한 OTC와 건기식 등에 있어 꼭 필요한 제품만 구입하려는 성향이 강해진 것도 최근 추세다.
두 가지 이상의 약을 권하는 경우 하나만 사가는 경우가 많고 아예 가격을 예상하고 제품이름을 지명해 구입하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이 같은 상황으로 객단가가 낮아져 약국 운영에 있어 기대만큼의 매출이 발생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정부와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이 내년에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계속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당분간 짙은 그림자가 계속 드리워질 것으로 보인다.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약사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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