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기 헤르페스를 예방하는 백신이 스미스클라인 비챰社(SB)에 의해 사상 최초로 개발됐다.
그러나 이 백신은 특이하게도 단순포진 발병전력이 없는 여성들에게만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이나 여성들 가운데 한쪽 性에만 효과를 보이는 백신이 나온 것은 이제까지 전례가 없던 일이다.
이는 자칫 AIDS를 비롯, 性的 접촉으로 인해 감염되는 질병을 에방하는 백신을 개발하는 데 예기치 못했던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SB측 연구팀은 지난 1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美 미생물학회 학술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면서 "이 백신이 허가를 취득할 수 있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테스트 과정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분적이나마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며 높이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지금까지 性的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질병들 가운데 백신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한 것은 B형간염이 유일한 형편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美 유타大 스폿우드 스프루안스 박사는 "발병률을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기대되는 헤르페스 백신의 접종이 장차 의무사항으로 권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12세 이상 성인들 중 약 4,500만명이 생식기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의 연구팀은 미국,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뉴질랜드 등에서 2,700명의 자원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연구를 진행해 왔었다. 연구팀은 19개월의 기간 동안 추적조사를 수행한 결과 이 백신이 남성들이나 이미 제 1형 단순성 포진 바이러스(HSV-1)에 감염된 여성들에게는 효과를 보이지 못했으나, HSV-1 및 HSV-2에 감염전력이 없는 여성들의 경우 75%에서 발병이 예방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접종 후 생식기 헤르페스가 발병한 비율도 3%로 집계됐으나, 이는 플라시보群의 11%에 비해서는 훨씬 미미한 수준의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3%의 접종자들도 감염됐으나 생식기 포진으로 진전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그러나 왜 이 백신이 여성들에게만 효과를 보이는지는 명확히 알아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성별 인체구조의 차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백신이 면역계를 증강시켜 질(膣) 부위에 남아있는 바이러스를 공격할 수 있지만, 페니스를 통해 혈류 속으로 유입된 바이러스는 억제할 수 없으리라는 것.
한편 이 백신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외피 부위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면역계 증강기능을 지닌 바이러스 독소와 결합시켜 제조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