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매력에 빠진 여자, 증권계를 접수하다
[특집테마3] 여성파워 시선집중 - IBK 투자증권 김신희 제약 애널리스트
이혜선 기자 lh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1-03-22 10:58   수정 2011.03.25 17:41

누군가 방황하는 청춘은 아름답다고 했다. 수많은 방황과 고민 속에서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때 도움이 되는 말을 해주는 멘토가 있다면 그 결정은 더 쉽다.

지금 IBK 투자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김신희(서울대 약대 졸)씨가 바로 그런 경우다.

“근무약사를 하던 곳의 약사님께서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어요. 사람을 대하는 법부터 시작해서 인생 전반에 멘토 역할을 해주셨죠.”

약대까지 쭉 공부만 해왔는데 약국에서 멘토 약사님으로부터 사람대하는 법도 배우고, 상대를 설득하는 법도 배웠다. 또, 좀 더 활동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고민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근무약사때, 한가한 시간에 주식을 좀 했어요. 재미도 좀 봤고요. 그때 약사분께 저는 이런일이 좋다고 말씀드리니 긍정적인 조언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무작정 서울대 약대 선배인 우리투자증권 제약 애널리스트분께 메일을 보냈죠. ‘저 애널리스트 일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하고요.”

선배는 아직은 사람을 채용하는 데가 없지만 자기는 이러한 것들을 준비했었다고 조언해줬다. 선배에게 연락한 지 한 달도 안돼 선배의 추천으로 면접의 기회가 주어졌다.

선배의 아는 사람이 후임자리를 구하는데 이미 거의 확정이었던 사람이 있었다. 일단 면접이나 보자는 말에 커피숍에서 면접을 치렀다.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서 면접관의 질문에 무조건 다 잘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엑셀, 파워포인트 등 하나도 할 줄 몰랐지만 잘한다고 했다. 술도 잘 마신다고 했다. 무조건 씩씩하게 답변했다.

이런 열정에 면접관도 설득 당하고 말았던지 결국 그녀가 거의 확정이던 후보를 제치고 입사하게 됐다.

“RA(리서치 어시스트)실무를 하면서 엑셀이랑 파워포인트를 배웠어요. 지금은 다 잘해요. 호호”

알고보면 그녀의 인생은 방황과 설득의 연속이다. 부산대와 이화여대를 붙었을 때 부산대에 가길 원하는 어머니를 설득해 이화여대 수학과에 입학했고, 수학과가 맞지 않는다고 방황하다가 다시 수능을 준비하기로 결심했을 때도 부모님을 설득했다.

과외로 학비를 벌 때도 수업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학생을 설득했다. 대학원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그만둘 때 다시 한 번 부모님을 설득했다. 그리고 경영, 경제 전공이 아닌 그녀를 애널리스트로 채용하도록 면접관도 설득했다.

애널리스트는 분석만 할 것 같지만 그 외에도 업무가 많다. 기업 분석, 투자전략을 비롯해 리서치 자료 등을 발간하고 회사 탐방을 다녀와서 현황, 실적 등을 확인한 후 자기만의 논리를 통해 적정 주가를 측정하는 등 하루가 부족하다. 

그 외에 세미나에도 참여하고 이를 위한 파워포인트 자료를 작성하는 등 시간이 부족해서 야근도 잦다.

그래도 이런 노력이 짜릿한 순간으로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국민연금에서 세미나 요청이 들어왔어요. 어떻게 보면 저는 이제 겨우 3년차, 무명애널리스트인데 마치 무명가수가 공중파 무대에 서는 것처럼 기쁘고 설레고 한편으로는 부담되기도 했어요. 5일 동안 잠도 안자고 자료를 만들어서 세미나를 무사히 마쳤죠. 그 후에 팀장님으로부터 ‘세미나가 좋았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그 순간, 고생한 것도 다 날아갔죠.”

힘들지만 이런 기쁜 순간들 때문에 애널리스트로 전향한 것에 후회는 없다. 작년에는 ‘매니저들이 뽑은 제약 애널리스트’ 10위권에도 드는 등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그녀는 3년마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스스로를 평가해 인생경로를 수정한다고. 덕분에 면접을 볼 당시 “뭐 하나 진득하게 하는게 없어 보인다”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그녀가 한 모든 경험들이 지금 그녀가 애널리스트로써 역량을 발휘하는데 바탕이 되고 있다.

앞으로 그녀는 제약 외에도 화학이나 정유 등 다른 분야도 추가로 맡아보고 싶다. 경제 공부도 하고 싶고,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고도 싶다.
 
“그동안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사람들에게 약국에서의 경험을 이야기 해주면 반응도 좋아요.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니까요.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더 좋은 애널리스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앞으로 40대 중반까지 금융권에서 일하고 싶어요. 펀드매니저도 되고 싶고, 본격적으로 경제에 대해 공부도 하고 싶고. 나중에는 크게 약국 사업도 하고 싶고요. 꿈이 너무 많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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