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 난이도 최상? 해외 브랜드 줄줄이 철수
메이블린·웰라·프레쉬 등 경쟁력 약화 이유로 연내 사업 종료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2-05 06:00   수정 2025.02.05 13:28

해외 뷰티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줄줄이 철수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로레알코리아가 수입유통하는 메이크업 브랜드 메이블린뉴욕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 메이블린 뉴욕의 홈페이지. 자사몰 내 판매를 중단하고 쿠팡 등으로 이동을 유도하고 있다. ⓒ메이블린 뉴욕 홈페이지

로레알코리아 측에 따르면 메이블린 뉴욕은 상반기 중 국내 재고를 판매하고 국내에서 브랜드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다. 현재 쿠팡과 올리브영에서 제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공식몰에선 이미 판매가 중단됐으며 쿠팡 등의 구매 사이트로 연결하는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메이블린 뉴욕은 1998년 국내 시장에 진출해, 아이브로우 등 아이 메이크업 제품으로 초창기 H&B 스토어의 흥행을 이끌었다. 하지만 팬데믹을 거치며 위기를 겪은 뒤 2022년엔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를 철수했고, 올해는 한국 시장에서도 빠지게 됐다.

앞서 로레알그룹은 호텔신라와 함께 선보인 뷰티 브랜드 '시효'의 사업을 오는 8일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2022년 11월 론칭한 시효는 로레알의 투자 지분이 40%였던 럭셔리 브랜드로, 면세 사업의 회복을 노리고 출범했으나 판매 부진 탓에 2년 2개월 만에 사업을 접게 됐다.

로레알 관계자에 따르면 메이블린 뉴욕을 비롯해 최근 로레알의 브랜드 재정비는 "수익성 높은 브랜드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한 것"이다. 로레알코리아는 2023년 니치향수 브랜드 아틀리에코롱을 철수했지만, 지난해엔 호주 뷰티 브랜드 이솝(Aesop)과 국내 더마 뷰티 브랜드 닥터지를 인수했다.

▲ 웰라 국내 유통사 아레테온의 홈페이지 공지. ⓒ아레테온 홈페이지 

헤어케어 브랜드 웰라(Wella) 역시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웰라의 국내 유통을 맡았던 아레테온은 최근 본사 차원에서 철를 결정해  웰라 제품 공급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웰라는 헤어 미용 상품을 미용실, 살롱을 중심으로 선보이는 독일 태생 브랜드다. 국내엔 1981년 진출해 오랫동안 미용 업계의 대표 염모제로 사랑받아 왔다. P&G와 코티를 거쳐 2020년부턴 웰라컴퍼니로  독립했다.

아레테온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웰라 글로벌 본사의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한국 시장 완전 철수' 결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2025년 2월부로 웰라 제품 공급을 종료하게 됐다"며 "본사에 이 결정을 철회해 줄 것을 여러 번에 걸쳐 강력히 요청했지만 안타깝게도 되돌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웰라 철수 이유에 대해 국내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웰라의 글로벌 본사 매출은 팬데믹 이후 꾸준히 회복 및 성장 중이지만, 국내에선 염모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레테온 측은 "웰라 공급 중단으로 인해 (업체들이) 느낄 당혹감과 불편함에 깊이 공감하며 사과드린다"면서, 일본 타키가와 그룹의 염모제 브랜드 '피오레(FIOLE)'를 수입해 웰라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LVMH의 뷰티 브랜드 프레쉬(Fresh)도 지난해 10월, 국내 사업 종료를 예고했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국내 매장을 정리, 완전히 철수할 예정이다.

프레쉬 2002년 국내에 첫 론칭한 이후 2012년 프레쉬코리아를 설립해 국내에 직진출하며,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럭셔리 브랜드로 마니아층을 형성해 왔다. 하지만 2023년 기준 프레쉬코리아의 매출은 28억원으로, 전년비 12.5% 감소하는 등, 지속적인 매출 감소로 인해 국내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결국 철수를 결정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글로벌사는 한국 시장을 중국, 일본과 묶어 관리하는데, 중국에서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한국 등의 사업 축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사 내에서도 규모가 애매한 브랜드는 고환율로 인한 환차 손실이 더 크기 때문에 선제적 정리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브랜드의 성장도 영향을 미쳤다. 관계자는 "현재 한국 시장은 경쟁이 무척 치열하고 소비자들의 눈도 높아,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브랜드는 휩쓸려 사라지는 상황"이라며 "세계 시장에선 성장 중인 세포라가 국내에선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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