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도 이젠 멀티-플레이어 시대!
적응증 확대 염두 연구서 주목되는 성과 줄이어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7-06-15 17:11   

IMS 헬스社에 따르면 개발이 ‘현재진행형’인 각종 항암제 신약후보물질들의 숫자만도 2,000여개에 달하고, 앞으로 3년 이내에 50여개의 신약이 시장에 데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한다.

또 전 세계 항암제 매출이 오는 2010년에 이르면 지금보다 17~20% 증가해 620억~700억 달러 볼륨을 형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일리노이州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회의는 세계 최대의 항암제 관련 학술행사답게 30,000여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대성황을 이뤘다.

덕분에 미래에는 암환자들의 생존기간이 크게 연장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암이 만성질환의 일종으로 인식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더욱 확대시켰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이번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논문들은 대체로 미래를 기대케 하는 개발 중인 신약보다 이미 발매되고 있는 항암제의 적응증 확대를 뒷받침하는데 초점을 맞춘 경우가 주종을 이루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들이 임클론 시스템스社의 대장암 치료제 ‘얼비툭스’(세툭시맙)과 제넨테크社의 직장결장암‧폐암 치료제인 ‘아바스틴’(베바시주맙), 그리고 바이엘/오닉스社(Onyx)의 신장암 치료제 ‘넥사바’(소라페닙).

이들 중 지난 2002년 FDA의 허가를 취득한 ‘얼비툭스’는 이번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최신 연구결과에 힘입어 두‧경부암을 비롯한 일련의 적응증 확대에 대한 기대치를 더욱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벨기에 앤트워프대학의 얀 밥티스트 페어모르켄 박사팀이 총 442명의 초기 두‧경부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얼비툭스’를 기존의 표준요법제와 병용토록 하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환자들의 평균 생존기간이 10.1개월로 나타나 표준요법제 단독투여群의 7.4개월을 적잖이 상회했다는 것이다.

‘아바스틴’의 경우 기존의 표준요법제들과 병용토록 한 결과 치명적인 신장암과 진행성 폐암의 성장속도를 눈에 띄게 둔화시켰다는 연구내용들이 공개됐다. ‘아바스틴’은 종양 부위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구의 성장을 저해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는 항암제로 지난 2004년 승인을 얻어낸 바 있다.

‘넥사바’도 602명의 간세포암 및 원발성 간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임상 3상에서 환자들의 평균 생존기간이 10.7개월로 나타나 플라시보 복용群의 7.9개월에 비해 확실한 비교우위가 입증되었다는 연구결과가 이번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한편 시카고대학 의대의 에즈라 코헨 박사팀은 화이자社가 ‘아바스틴’의 경쟁약물로 개발을 진행 중인 악시티닙(axitinib)이 갑상선암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연구에서 22%의 경우 종양의 크기가 축소되었고, 50%는 종양의 성장이 중단되는 성과가 도출되었다고 공개했다.

코헨 박사는 “갑상선암 환자들의 경우 최근까지도 치료제 선택의 폭이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했던 형편”이라는 말로 이번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이와는 별도로 영국 에딘버러대학 의대의 존 F. 스마이스 교수팀은 ‘임상 암 연구’誌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노바티스社의 유방암 치료제 ‘페마라’(레트로졸)가 장차 자궁경부암 치료용도로도 각광받을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유력하게 제시했다.

환자들의 수명을 최대 3년 정도까지 연장시킬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을 정도.

에스트로겐 수용체(ER) 수치가 높아 이 호르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데다 수술 및 치료 후에도 증상이 계속 악화된 44명의 자궁경부암 환자들에게 6개월 동안 ‘페마라’를 투여한 결과 전체 피험자들 중 4분의 1에서 종양의 성장이 차단되었을 뿐 아니라 ER 수치가 가장 높았던 그룹 가운데서도 33%에서 괄목할만한 반응을 얻었다는 것이 연구내용의 요지이다.

이렇듯, 항암제 분야에서도 바야흐로 본격적인 멀티-플레이어 시대가 도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치가 갈수록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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