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 최근 문전약국을 중심으로 일반의약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는 기현상이 일고 있다.
이는 문전약국들이 하루 3~4백건씩 쏟아지는 처방전을 수용하기 위해 일차적으로 처방조제에 온힘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문전약국을 중심으로 일반의약품이 분업시대에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인식이 약사들 사이에서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조제전문을 지향하는 약국도 이전에는 대부분 매약을 함께 병행하며 매출증대에 나섰던 것과는 다르게 최근 들어 매약은 물론 건식·화장품·의약외품 등 다각화 품목조차 전혀 취급하지 않는 약국들이 점차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로지 전문의약품만으로 약국경영의 승부를 거는 오리지널 '처방조제전문약국'이 분업시대의 새로운 약국형태로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OTC를 전혀 취급하지 않는 약국들이 등장하면서 일반약을 구입하러온 내방객들이 크게 당황하는 경우도 생긴다는 것이 개국가의 설명이다.
서울 동작구에서 조제전문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H약국은 매약을 전혀 취급하지 않는 처방조제전문약국.
H약국 약사는 "약국을 찾는 고객들에게 일반약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놀라는 고객들이 많다"며 "아직까지도 내방객들 사이에서는 일반약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인지도 형성이 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약국을 찾은 한 고객은 "박카스를 약국에서 팔지 않는다는 말에 크게 놀랐다"며 "어떻게 약국에서 드링크제 한병도 취급하지 않냐"며 반문했다.
반면 오리지널 처방조제전문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들은 "환자들이 일반약을 판매하지 않아 약간의 불편을 느끼고 있지만 일반약을 취급하지 않음으로 처방조제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최근 약국의 의약품 판매가격을 조사하기 위해 약국모니터에 나섰던 시민단체 관계자도 "일반의약품 판매가격 조사 대상 약국 중 일부약국이 일반약 판매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놀랐다"며 "이처럼 일반약을 전혀 취급하지 않는 현상은 분업 후 급변하고 있는 약국환경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