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지질저하제 守城전략 궤도수정
토세트라핍, 복합제·단독제 함께 발매키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6-07-27 17:05   
화이자社가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인 새로운 콜레스테롤 저하제 후보신약 토세트라핍(torcetrapib)은 벌써부터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미래의 기대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화이자측은 토세트라핍을 자사의 톱-셀러 제품인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와 복합한 신약의 형태로만 오는 2007년 중 선보인다는 전략을 고수해 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경쟁약물인 '조코'(심바스타틴)의 특허가 만료된 이후 '리피토'를 대신해 '조코'의 제네릭 제형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리피토'의 특허까지 만료되었을 때 복합제형의 발매를 통해 사실상 특허를 연장받는 효과를 도모했기 때문이라는 요지로 화이자측 전략을 풀이해 왔다.

즉, 토세트라핍을 '리피토'와 복합한 제형만 내놓겠다는 방침은 콜레스테롤 저하제 시장에서 선두주자의 위치를 고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

그런데 화이자측이 토세트라핍을 단독제형으로도 발매키로 궤도를 수정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게 하고 있다. 화이자社에서 R&D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조셉 페츠코 박사는 지난 24일 토세트라핍과 '리피토'의 복합제형과 함께 토세트라핍 단독제형도 발매토록 할 방침임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토세트라핍이 아직도 임상시험이 한창 진행 중인 단계여서 허가를 취득하기까지는 앞으로도 최소한 18개월 정도의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에도 불구, 듣는 이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귀띔인 셈.

실제로 심혈관계 분야의 일부 전문가들은 토세트라핍이 심장병 치료제 분야에서 10여년만에 개발되어 나올 가장 중요한 신약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만도 한 것이 토세트라핍은 임상에서 이른바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우는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를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이 입증된 바 있다. '리피토'의 경우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우는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상반된 기전을 지니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토세트라핍이 장차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의 도입을 가능케 할 약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 앞으로 토세트라핍이 한해 수 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도 그 같은 평가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 화이자측이 토세트라핍을 '리피토'와 복합한 제형만 발매할 방침을 고수해 왔던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제기해 왔다는 지적이다. '토세트라핍'의 복용을 통해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원하는 환자들의 경우 그 동안 다른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해 왔다면 선택의 여지없이 '리피토'로 스위치할 수 밖에 없다는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라는 것.

게다가 화이자측은 토세트라핍 개발비용으로 이미 8억 달러 정도를 투자한 만큼 다른 스타틴系 약물과의 병용을 염두에 둔 추가적인 시험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지난해 공표했었다.

이에 대해 일부 의사들은 "같은 스타틴系 콜레스테롤 저하제라고 하더라도 복용하는 약물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은 데다 아예 스타틴系 약물의 복용이 불가한 케이스도 없지 않다"며 이의를 제기해 왔다는 후문이다. 또 법조계에서는 화이자측의 전략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소지까지 언급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화이자측의 전력변경 방침에 대해 미국 심장병학회의 스티븐 니슨 회장은 "환자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가능케 해 줄 결정"이라며 전폭적인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