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필요해!
잇단 특허만료 제네릭 공세에 '리피토' 소송까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6-07-18 17:51   수정 2006.07.21 10:26
세계 최대의 제약기업인 화이자社가 마침내 17일 최초의 경구흡입식 인슐린제제인 항당뇨제 '엑슈베라'의 발매를 개시했다.

장차 '엑슈베라'가 한해 10억~2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따라왔음을 상기할 때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한 소식인 셈.

그럼에도 불구, 올들어 현재까지 화이자의 주가(株價)는 4%가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오는 20일로 임박한 2/4분기 경영성적표가 공개된 후에도 주가는 오히려 소폭하락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분기 매출증가율은 2% 남짓, 순이익 증가율 또한 4% 정도에 머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 여기에 '엑슈베라'도 당장 데뷔 첫해에는 1억 달러 고지를 넘어서는 일이 당면과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예측은 화이자가 바야흐로 일대 전환기(transition)에 접어들고 있다는 일부의 관측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이체 방크 북미지사의 바바라 라이안 애널리스트는 "올해 화이자는 고속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괄목할만한 수준의 성장세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블록버스터 제품들의 존재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화이자는 현재 간판급 제품들의 특허만료에 따라 제네릭 제형들과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거나, 가까운 시일 내에 그 같은 도전에 직면이 불가피하다는 게 많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그러고 보면 화이자는 2005년에만 33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던 항우울제 '졸로푸트'(서트라린)가 지난달 30일 이미 특허만료에 직면했는가 하면 항고혈압제 '노바스크'(암로디핀)와 항알러지제 '지르텍'(세리티진)도 특허보호 기간의 종료가 내년으로 임박한 상태. '노바스크'와 '지르텍'은 지난해 각각 47억 달러와 13억 달러의 매출을 창출했던 효자품목들이다.

이와 관련,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항암제 '수텐트'(Sutent; 수니티닙)와 항경련제 '리리카'(Lyrica; 프레가발린) 등이 장차 10억 달러대 매출을 올리는 품목 반열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던 대표적 콜레스테롤 저하제이자 세계 1위의 처방약인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이 2010년 이전까지는 특허가 유효하다는 점도 위안거리로 꼽히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리피토'가 머크&컴퍼니社의 핵심제품이었지만, 지난달 23일 특허만료된 '조코'(심바스타틴)의 제네릭 제형들로부터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코'는 지난해 44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던 블록버스터 드럭.

이 같은 현실에 맞서 화이자측은 '리피토'가 '조코'와 다른 메커니즘을 지닌 탓에 호환불가능한 버전의 약물임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고농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주는 기전의 신약후보물질 토세트라핍(torcetrapib)과 복합한 제형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주리州 세인트루이스에 소재한 A.G. 에드워즈&선스 증권社의 앨 라우치 애널리스트는 "토세트라핍과 '리피토'의 복합제형이 한해 80억 달러대 거대품목으로 발돋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상 '리피토'의 특허를 연장시켜 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다만 이 복합약물은 내년에야 FDA에 허가신청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관측이다.

이와는 별도로 '리피토'는 부작용 문제를 내세운 총 17건의 소송이 제기되어 있는 상태이다. 화이자측이 '리피토'를 복용할 때 수반될 수 있는 중증의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이 원고(原告)측의 주장.

지난 6월 초 조지아州와 뉴욕에서 2건이 제기된 이후 뉴저지州와 캘리포니아州, 코네티컷州 등에서 덩달아 같은 성격의 소송이 잇따라 제기되었다는 후문이다. 이들 중에는 유명 정치인이었던 故 해밀튼 피시 하원의원(뉴욕·공화당)의 미망인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화이자측은 "'리피토'가 치매나 말초신경병증, 기억력 손상, 기타의 인지력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아무런 학술적 근거가 없다"며 적극 대처할 방침임을 17일 공개했다.

줄이어 고개를 들고 있는 도전요인들에 대처하는 화이자의 자세에 차후 이목이 더욱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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