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당뇨제 '새로운 4강 구도' 새판짜기
'바이에타' '엑슈베라' '자누비아' '갈버스' 등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6-06-23 17:49   수정 2006.06.26 19:08
당뇨병은 오늘날 미국에만 환자수가 2,000만명을 상회하는 데다 비만의 확산으로 갈수록 위험신호를 알리는 경계경보의 볼륨이 톤을 높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당뇨병이 전염병만큼이나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을 정도다.

더욱이 인슐린에 대한 체내의 감작도를 높이거나, 췌장의 인슐린 생성작용을 촉진시켜 혈당 수치를 낮추는 기전을 지닌 기존의 당뇨병 치료제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효능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뒤따라 왔던 형편이다. 결국 인슐린 주사제를 투여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함을 시사하는 대목.

그럼에도 불구, 새롭고 유망한 차세대 당뇨병 치료제들이 이미 발매되어 나왔거나, 가까운 장래에 데뷔를 예약해 둔 상태여서 낙관론을 제기하는 목소리에 날로 힘이 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들은 기존의 당뇨병 치료제들과 메커니즘을 달리하고, 부작용을 수반하는 비율도 낮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더욱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 한해 150억 달러 안팎에 이르고 있는 당뇨병 치료제 분야의 시장볼륨이 오는 2011년에 이르면 최소한 250억 달러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감안할 때 다시 한번 눈길이 가게 하는 대목.

미래의 유망 당뇨병 치료제들로 한창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고 있는 화제의 약물들은 ▲일라이 릴리/애밀린 파마슈티컬스社(Amylin)의 주사제형 신약 '바이에타'(Byetta; 엑세나타이드) ▲화이자社의 흡입식 인슐린 파우더제제 '엑슈베라'(Exubera) ▲머크&컴퍼니社의 정제 타입 '자누비아'(Januvia; 인산염 시타글립틴) ▲노바티스社의 정제 '갈버스'(Galvus; 빌다글립틴) 등이다.

특히 이 약물들은 이달들어 9일부터 13일까지 워싱턴D.C.에서 열렸던 미국 당뇨협회(ADA) 연례 학술회의에서 최신의 관련 연구사례들이 앞다퉈 발표되어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이들 4개 유망약물들이 예외없이 장차 한해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드럭 대열에 진입할 것이라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바이에타'는 유일하게 지난해 4월말 FDA의 허가를 취득한 직후인 6월부터 발매되고 있는 상태이다. 올해 1월 FDA의 승인을 얻어낸 '엑슈베라'의 경우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의 전개가 예정되어 있다.

디펩티딜 펩티다제-4(DPP-4) 저해제 계열의 1일 1회 경구복용용 2형 당뇨병 치료제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자누비아'와 '갈버스'도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는 허가취득이 가능할 전망이어서 경쟁대열에 합류가 그리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한편 '바이에타'의 경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일반적으로 체중증가를 수반하는 탓에 결국 당뇨병을 더욱 악화시킬 소지를 안고 있는 기존의 약물들과 달리 체중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도드라져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췌장 내부의 인슐린 생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또 다른 특징이 눈에 띄고 있다.

그 결과 릴리와 애밀린측이 '바이에타' 생산공장의 증축에 들어가는 등 수요가 날개돋힌 듯 치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재의 1일 1회 투여용 이외에 주 1회 투여제형의 개발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은 미래를 더욱 기대케 하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본격적인 시장공략을 앞두고 있는 '엑슈베라'는 이미 지난 1920년대부터 보편화되어 왔던 인슐린 주사제를 흡입식 제형으로 궤도수정이 가능케 한 신약. 현재 미국에만 인슐린 주사제에 의존하는 환자수가 줄잡아 500만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사실상 시장성을 보장받은 셈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화이자측도 "인슐린을 투여받아야 하지만,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고통을 원치 않는 환자들에게 '엑슈베라'가 크게 어필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엑슈베라'는 이번 학회에서 1형 또는 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최근 2년 동안 사용토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던 대규모 임상 3상 시험의 중간평가 결과가 발표되어 듣는 이들의 귀가 쏠리게 했다. 그 요지는 '엑슈베라'를 꾸준히 흡입한 환자들이 혈당 수치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체중증가 정도는 기존의 주사제 타입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이었다.

현재 '엑슈베라'는 영국과 아일랜드, 독일의 경우 지난 5월부터 발매에 들어간 상태이다.

'갈버스'와 '자누비아'는 체내의 혈당 저하작용 자체를 끌어올리는 새로운 기전을 지닌 계열의 약물이라는 공통점이 눈에 띄고 있다. 즉, 식사를 하는 동안 위와 장 내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GLP-1의 수치를 높이는 메커니즘을 공유하고 있는 것.

이를 통해 췌장 내부의 인슐린 생성을 촉진하는 동시에 간에서 이루어지는 혈당 생산은 저해하는 데다 부작용 수반률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장점이다.

머크와 노바티스측은 '자누비아'와 '갈버스'가 기존의 설포닐유레아를 제치고 메트포르민과 병용하는 용도의 약물로 활발히 대체사용될 수 있을 것임을 의심치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포닐유레아는 저혈당증과 체중증가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약물.

이를 근거로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자누비아'와 '갈버스'가 각각 20억 달러대 거대품목으로 발돋움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州에 소재한 베일러大 의대의 앨런 가버 교수는 "장차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펀더멘틀과 패러다임 자체의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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