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 이번엔 독일版 제약 빅딜?
독일의 제약·진단기기 메이커 쉐링 AG社는 라이벌 제약·화학 메이커인 머크 KGaA社가 자사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12일 공개했다.
한 주당 77유로(91.78달러)를 전액 현금지급하는 조건을 머크측이 제시했다는 설명.
이날 머크측이 제시한 조건은 10일 쉐링株의 마감가격 66.86유로(79.69달러)에 15%의 프리미엄을 얹혀준 수준의 것이다.
특히 머크측 제안은 중견급 제약기업들이 라이센싱 제휴를 통해 미래의 핵심품목 후보신약들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서 메이저 메이커들과의 경쟁에 역부족을 절감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쉐링측이 머크측 제안을 수용할 경우 독일 제약기업간 통합사례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빅딜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쉐링은 지난해 53억 유로, 머크는 59억 유로의 매출을 각각 올린 바 있는데, 제약사업 부문의 경우 양사 모두 39억 유로 안팎의 매출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쉐링측은 "이사회가 머크측 제안에 대해 우리 회사의 가치를 지나치게 평가절하했을 뿐 아니라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우리의 미래를 감안하지 않았다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따라서 현재 머크측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머크측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삼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쉐링 AG社의 후베르투스 에를렌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머크측이 13일 좀 더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주들에게 그 같은 제안을 수용하지 않도록 권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다름슈타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머크 KGaA社는 현재 130여명의 베른하르트 슈블레 가문 구성원들이 전체 주식의 73%를 보유하고 있다.
베를린에 본사가 소재해 있는 쉐링 AG社의 경우 이전부터 머크 KGaA社 또는 알타나 AG社(Altana)와 통합하는 시나리오를 적극 강구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쉐링 AG社는 지난 1851년 하나의 약국으로 출범한 이래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총 2만4,50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메이저급 메이커로 발돋움한 제약기업이다. 한때 미국 내 자회사였던 쉐링푸라우社와는 2차 대전 이후 별개의 업체로 분리됐었다.
지난 1668년 역시 일개약국으로 출발한 머크 KGaA社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제약기업. 총 2만9,000여명의 재직자들이 몸담고 있다. 미국 내 계열사에 불과했던 머크&컴퍼니社가 1차 대전의 포화가 한창이던 지난 1917년 미국정부에 의해 귀속조치되어 쉐링과 비슷한 분가(分家)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