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화이자社를 이끌고 있는 헨리 맥키넬 회장의 후계구도에 대한 궁금증이 연초부터 한껏 부풀어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모건 스탠리社의 주최로 4일 뉴욕에서 열린 한 제약산업 관련회의에서 맥키넬 회장이 "현재 3~4명의 후보자가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creating some tension)"고 밝혔기 때문. 게다가 이날 맥키넬 회장은 3명의 부회장 이외에 후임자 물망에 오르고 있는 또 다른 인물에 대해서는 공개를 유보했다.
전문가들은 낙하산식 CEO 인사가 없었던 화이자의 전통을 감안할 때 이 제 4의 후보자도 회사 내부인물일 것이라 추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키넬 회장의 발언은 이날 회의에서 후계구도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화이자측 대변인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침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 2001년 부임했던 맥키넬 회장(62세)은 오는 2008년 2월 물러날 예정이어서 아직은 시간이 적잖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화이자측이 지난해 2월 3명의 부회장 승진인사를 단행한 이후로 당시 조치가 후계체제 구축을 위해 후보자들에게 경영수업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해석이 유력하게 제기되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화이자는 지난해 2월말 3명의 부회장을 새로 승진시키면서 동시에 이들을 맥키넬 회장과 함께 4명으로 구성된 최고 실행위원회 위원으로도 발령했었다.
부회장 3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승진발령 전까지 처방약 사업부문을 총괄했던 카렌 케이튼(56세), 최고 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데이비드 쉐드라즈(56세), 총괄고문(general counsel)으로 재직해 왔던 제프리 킨들러(49세) 등이다.
이 때문에 제약업계의 소식통들은 화이자측이 3명의 부회장들 가운데서 맥키넬 회장의 후임자를 선정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 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듯, 이날 맥키넬 회장은 "후임 CEO를 가리는 과정이 100% 투명하고, 이사회 전원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함을 전제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해 간택과정이 '현재진행형'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화이자가 앞으로 2년 이내에 어떤 전략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1명의 후임자를 결정하기엔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즉, 가까운 미래의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실태나 시장동향의 변화추이 등에 따라 적절한 인물이 선택되어야 하리라는 것.
한편 화이자는 최근들어 콜레스테롤 저하제들과 발기부전 치료제 등 핵심제품들의 특허만료 임박과 소송 제기, 안전성 논란 등으로 매출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에는 3/4분기 매출과 순이익 실적이 당초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나자 2005 회계연도 전체의 예상이익을 9.4% 하향조정하고, 2006·2007년도의 예상실적도 공개를 유보했었다.
그 결과 화이자의 주가가 한때 2004년 12월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는가 하면 빅딜 추진說이 불거지는 등 파장이 미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