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백신메이커 카이론 인수 합의
잔여지분 42% 51억 달러에 매입키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11-01 11:52   수정 2005.11.04 11:08
스위스 노바티스社가 글로벌 백신업계에서 '4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사노피-아벤티스社·머크&컴퍼니社·와이어스社에 도전장을 던졌다.

노바티스가 '10월의 마지막 날' 미국 캘리포니아州 에머리빌에 소재한 백신메이커 카이론社(Chiron)의 잔여지분 58% 총 1억1,200만株를 51억 달러·한 주당 45달러에 매입키로 합의했기 때문. 이에 앞서 노바티스측은 지난 9월 45억 달러·한 주당 40달러에 잔여지분 인수를 카이론측에 제안했었다.

그렇다면 총 6억 달러·한 주당 5달러의 추가베팅안을 내놓은 것이 카이론측을 돌려놓는데 성공한 셈. 카이론측은 지난 9월 당시에는 노바티스측 제안에 대해 불충분한 수준이라며 비토 의사를 밝혔었다.

현재까지 노바티스는 카이론측 지분 42.2%를 보유해 왔던 최대주주. 카이론은 각종 백신을 위주로 30여종의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17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이번 합의에 따른 모든 제반 절차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완료가 가능할 전망이다.

합의소식이 알려지자 나스닥에서 카이론의 주가는 오전 한때 1.9%까지 상승한 44.2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이후로 '유럽 빅 5' 제약사 중 두 번째로 주가가 약세행진을 거듭했던 노바티스株 또한 쮜리히 증권거래소에서 68.35스위스프랑으로 2.2% 뛰어올라 모처럼 호조를 보였다.

특히 노바티스의 카이론 인수는 조류독감 창궐에 대한 우려감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데다 백신 비즈니스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한 가운데 성사된 것이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으로 치부되어 왔던 백신 비즈니스가 제약업계 내부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파트로 떠오른 것이 현실이기 때문.

미국의 인플루엔자 백신시장만 하더라도 지난 1999년 8,000만 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것이 이제는 한해 10억 달러대로 급팽창했을 정도다.

이와 관련, 카이론은 지난해 영국 리버풀에 소재한 인플루엔자 예방백신 '플루비린'(Fluvirin)의 생산공장에서 오염문제가 불거진 탓에 미국시장에 대한 제품공급이 한 동안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상황이다. 지난달 말에는 올해의 경영실적이 목표를 달성키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었다.

자연히 경쟁업체인 사노피-아벤티스 그룹 산하의 사노피 파스퇴르社와는 갭이 더욱 벌어진 형편. 사노피 파스퇴르는 미국 백신시장의 70% 이상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류독감 확산에 대한 우려로 카이론도 다시 힘을 받고 있는 분위기이다.

노바티스社의 다니엘 바젤라 회장은 "앞으로 카이론에 대한 R&D 투자를 늘리고, 제품 생산용량과 품질도 확대하는 등 새로운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카이론의 백신 부문을 제네릭·컨슈머 헬스 파트에 이은 별도의 새로운 사업부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것.

아울러 감염성 질환 치료제와 항암제를 생산해 왔던 카이론의 바이오 의약품 비즈니스와 혈액검사 관련제품 부문은 기존의 제약사업부에 통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바티스는 올해들어서만 독일 헥살社와 미국 이온-랩社 등 2곳의 제네릭 메이커를 총 83억 달러에 인수하고,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로부터 북미시장 OTC 사업부를 6억6,000만 달러에 인수하는 등 M&A를 잇따라 성사시킨 바 있다.

바젤라 회장은 "차후에도 유망한 인수상대가 눈에 띌 경우 M&A 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노바티스가 올해 성사시킨 일련의 M&A를 통해 향후 3년 동안에만 2억 달러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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