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면 다쳐!"
화이자社의 행크 맥키넬 회장이 지난 14일 가진 한 인터뷰에서 "블록버스터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에 대한 영국 법원의 판결은 정당한 것이었지만, 미국 법원에서도 같은 맥락의 판결을 내릴 것이라 예단해선 안될 것"이라며 밝힌 말을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표현일 듯 싶다.
따라서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아직 때가 이르다는 것. 14일이라면 영국 법원의 판결이 있은 후 이틀 뒤의 시점이다.
특히 맥키넬 회장의 언급은 영국 법원의 판결로 화이자측이 미국에서 랜박시 래보라토리스社(Ranbaxy)를 상대로 진행 중인 특허소송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라는 투자자들의 평가에 따라 주가가 상승세를 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되는 것이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리피토'의 특허소송 판결은 올해 말경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방심은 금물임을 지적한 이유로 맥키넬 회장은 "팩트(facts)가 다르고, 법이 다르고, 특허소송의 세부적인 내용 또한 미묘한 차이가 있는 만큼 어떠한 보장도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영국에서 판결이 나온 소송은 '리피토'의 기본특허인 핵심성분 아토르바스타틴의 신규성 인정 유무에 관한 사항(특허번호 'EP 247,633')과 아토르바스타틴과 칼슘염(calcium salt)의 조합에 관한 사항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어 왔던 것이다.
화이자측은 영국 법원으로부터 기본특허에 대해서만 유효성을 인정받았지만, 랜박시측은 이번 판결로 최소한 오는 2011년까지는 영국에서 '리피토'의 제네릭 제형을 발매할 수 없도록 발이 묶인 상태가 됐다.
화이자와 랜박시는 양측 모두 이번 판결에 대해 상급법원에 상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날 맥키넬 회장은 제네릭 메이커들의 이른바 '특허 피해가기 법적 우회전략'에 대해 강도높은 비난의 말을 토해냈다. 무엇보다 이로 인해 제약산업의 혁신성이 크게 침해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사유.
가령 일부 메이커들은 특허법의 맹점을 악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R&D에 치중하기보다 변호사를 고용하는데 정신이 팔려있지만, 이 같은 행태는 환자들을 위해서나 혁신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나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처사라는 것이 맥키넬 회장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