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에 유망신약 고갈 '가뭄의 위기'
R&D 비용 늘고 생산성 줄고, 잇단 특허만료까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9-13 18:25   수정 2005.09.16 10:07
신약 가뭄의 위기!

메이저 제약업계가 전반적으로 신약개발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면서 심한 몸살을 앓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R&D 투자비용은 갈수록 치솟고 있는 데다 R&D의 생산성 자체는 날로 급락하고 있는 반면 특허의 보호막은 그 수위가 하루가 다르게 낮아지면서 바야흐로 '삼중고'가 드리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 R&D 투자비용의 급증
한 개의 신약을 개발하기까지 소요되는 금액규모가 8억~17억 달러대로 치솟음에 따라 메이저 제약기업들마저 R&D 투자비용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절감하고 있다.

제약기업들이 한해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드럭의 출현을 절실히 원하고 있는 현실은 이처럼 개발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최근의 추세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R&D 투자비용을 건질 수 있으려면 최소한 한해 8,0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실적을 10년 이상 꾸준히 올리는 약물이어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 R&D 생산성의 급락(Attrition)
메이저 제약기업들은 R&D에 수 십억 달러의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그렇다면 허가를 취득하는 신약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을 것으로 짐작하는 이들이 있을는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R&D 투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새로 허가를 취득하는 신약의 숫자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

FDA에 따르면 허가신청서가 제출되는 신약후보물질들의 숫자 자체가 최근들어 감소일로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전임상 단계까지 진전된 신약후보물질들 가운데 8%만이 실제로 허가취득을 거쳐 시장에 발매되고 있어 예전의 14%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전해진다. 최근에는 새로 발견된 신약후보물질 10,000개당 1개 정도만이 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또 의약품은 실제로 발매되어 수많은 환자들이 사용하기 전까지는 부작용 등의 문제점을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R&D 생산성을 좀 먹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회수조치된 머크&컴퍼니社의 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로페콕시브)와 화이자社의 '벡스트라'(발데콕시브)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라는 지적이다.

■ 특허 보호막의 위력 감소
제약업계에서 신규조성물은 특허출원일로부터 20년 동안 독점권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의약품은 발매허가를 취득하기 전까지 오랜 기간에 걸친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장기간을 필요로 하는 임상시험은 의약품의 특허보호기간을 상당부분 갉아먹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 허가를 취득한 신약의 경우 실제로 독점적 권리를 인정받는 기간은 평균적으로 12년 안팎에 그치고 있다. 특허가 만료되면 제네릭 제형들이 단 기간 내에 기존 오리지널 제품의 매출을 80% 안팎까지 사납게 잠식하고 있다.

깨뜨리기 힘든 호두(tough nut to crack)에 비유되는 신약개발에 삼중고까지 겹치면서 제약업계에 패인 주름의 골이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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