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학제개편 공청회 완료 이후 제 3자인(?) 의료계만이 약대6년제를 놓고 분주하다. 약사회와 약대협이 지난 19일 교육부 김진표 부총리를 방문해 약대6년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조속한 추진을 당부하기는 했지만, 교육부의 결정을 기다릴 뿐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상황은 한마디로 안개정국 속이다. 본지는 약대학제개편에 대한 심층 기획을 통해 폭풍 전야와도 같은 지금, 과연 약대6년제는 어떤 상태에 놓여 있으며 약계가 고민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 봤다.
△ 연재 순서
Ⅰ. 정부 정책 결정 현황과 전망
Ⅱ. 학제유형 무엇이 문제인가?
Ⅲ. 약대6년제, 그 목표와 방향은?
약대학제개편 공청회가 마무리되고 실질적인 시행의 칼자루는 정부의 손으로 넘어갔다.
다음 넘어야 할 관문은 해당 부서인 교육인적자원부가 어떤 정책 결정을 내리느냐다. 물론 이후에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라는 과정이 남지만 일단 교육부에서 정책 방향이 결정되면 그 실현 가능성은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6년제 일단 실현가능성은 높아
이런 여건 속에 지금까지 진행돼 온 상황을 종합해 보면 약대6년제의 실현 가능성은 일단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교육부로서는 보건의료정책과 약사행정을 주관하는 복지부가 약대 학제 연장을 요청하고 있고, 연구용역사업을 통해 이루어진 정책연구에서도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진 상황인 만큼 약계의 요구를 수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더구나 정부 입장에서 한약분쟁 이후 보건의료 직능 영역 문제 중 가장 껄끄러운 부분일 수 있었던 한의계의 합의도 이끌어 낸 상태다.
더구나 의료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정식 행정절차에 따른 업무추진에 대한 의지를 내 비치며 지난 5일 원천봉쇄를 강제 해산시키고 공청회를 성사시켰을 뿐만 아니라 불법 행위를 반복해 온 의협 회장을 고발조치 하는 등 강경한 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정황 상 약대6년제 실현의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약학교육과 약사직능의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 속에서 안심하고 있어도 될지는 의문이다.
의료계는 집회를 비롯한 내부 결집력 강화, 대국민 홍보 차원을 넘어서 감사원을 통한 복지부·교육부 감사, 의사출신 국회의원을 통한 국회에서의 약대6년제 문제 논의 요구 등 대응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어 합리적인 여건과는 전혀 관계없이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행령 개정 수위·유형 변수
더욱이 여기서 간과하면 안 되는 부분은 빠르면 이번 달 말까지 완료될 교육부의 최종 고등교육법시행령 개정안 확정 결과가 어느 수위까지,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가의 여부에 따라 상황이 약계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선 교육부가 이번 개정안 마련 과정을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5조' 상의 교육연한이 6년인 단위에 약학대학을 추가하는 최소한의 개정 선에서 마무리한다면 우선 당장 걱정할 문제는 없어진다.
일단 6년제의 시행 자체는 기정사실화 되는 것이고, 이후에 외부적인 반대에 부딛혀 6년제 시행 자체가 무산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없이 학제 유형이나 그에 따르는 추가적인 조치들은 순차적으로 교육부와 혹은 내부적인 조율을 통해 해결해 가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과정에서 구체적인 학제 유형이나 그 이상의 선까지를 확정해 시행령 상에 반영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일단 교육부의 정책 결정이 약계가 바라는 유형대로 내려진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지만, 의도한 바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 약계로서는 이를 거부할 수도 수용할 수도 없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교육부의 안을 수용하자니 원래의 취지는 살리지 못한 채 형식뿐인 약대6년제를 떠 앉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의약분업 시행의 사생아인 한약학과 탄생 비화의 재현이 되지나 않을지 걱정스런 대목이다.
그렇다고 거부하자니 그렇지 않아도 의료계의 반발이 거센 현실 속에서 오랜 숙원사안을 성취하기 위한 주변 여건들이 어렵사리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성된 전무후무의 기회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될 경우 다시 이 같은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앞으로 더욱 요원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개방형 2+4년제에 무게, 원 취지 희석 우려
이같은 우려는 현재 약학계를 중심으로 약계는 공청회에서 밝힌 바와 같이 보장형 6년제를 원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연구용역 결과에서 가장 타당하다고 지지 받은 개방형 2+4년제 쪽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기 때문에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그 동안 대학입시과정에서 곧바로 전문 직업교육으로의 진로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 보다 대학 진학 이후 기초 교양교육을 통해 다양한 정보 습득과 충분한 가치관 형성의 기회를 부여 한 후 선택하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고등교육정책방향을 추진해 왔고, 지난 공청회의 정책연구 결과보고에서도 개방형 2+4년제가 이런 정책방향과 부합한 형태라고 언급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책 결정에 가장 큰 대의명분을 부여할 수 있는 용역 연구 결과에서도 개방형 2+4년제가 가장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온 점 등을 감안할 때 교육부가 약계가 바라는 유형의 학제를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는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교육부가 의료계의 강경한 반발 등 민감한 주변 여건으로 인해 정책 결정 범위에 대해 일체 언급을 자제함에 따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어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결과론적으로 이번 개정안이 개방형 2+4년제 쪽으로 못박힌다면 약대 6년제는 '실무교육 강화'라는 원래의 취지는 상당부분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이어지는 'Ⅱ. 학제유형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좀 더 자세히 소개토록 한다.
어쨋든 성급한 호사가들은 이미 학제 유형은 개방형 2+4년제 쪽으로 결정 난 것이라고 단언 할 정도이니 과연 약계가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장미빛 미래를 꿈꾸며 교육부의 결정을 기다리고만 있을 상황인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