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광고를 보면 별★ 볼 일 있다!
특정제품보다 질환 인식제고로 패턴 급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7-19 19:06   수정 2005.07.20 20:13
지난 1970년대 말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TV 드라마 원조 '미녀삼총사'(Charlie's Angels)의 히로인으로 국내에도 많은 '폐인'을 확보했던 영화배우 셰릴 래드(53세)!

어느덧 장년기에 접어든 그녀는 호르몬 대체요법제가 유방암, 뇌졸중, 심장마비 등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 동안 복용을 중단했었다. 그러나 참기 힘든 안면홍조와 불면증이 지속되자 의사와 상의 끝에 결국 저용량 호르몬 대체요법제 복용을 재개했다.

이달들어 셰릴 래드는 호르몬 대체요법제 '프렘프로'와 '프레마린'을 발매하고 있는 와이어스社와 손잡고 골다공증에 대한 인식제고에 목적을 둔 TV광고에 등장하기 시작해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에서부터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에 이르기까지 TV 속 의약품광고에 출연했던 유명스타들은 시청자들에게 특정제품을 언급하며 의사에게 상담을 받도록 권유했다.

그런데 한 동안 잠잠했던 유명스타들의 의약품광고 외출(?)이 최근들어 다시금 부쩍 활기를 띄고 있어 시청자들에게 별 볼 일 있는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한가지 특징이 있다면 최근 의약품광고, 아니 제약사 광고에 활발히 등장하기 시작한 유명스타들은 특정한 제품보다 특정한 질환을 알리는데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비자단체 등이 의약품광고가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각종 약물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이 확연히 달라진 추세를 감안했기 때문이라 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저지州에 소재한 헬스케어 전문 광고대행사인 퀀텀社(Quantum)의 스튜 클라인 회장은 "올해들어 특정질환에 대한 인식제고를 강조하는 광고가 부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TNS 미디어社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의약품 소비자광고 지출비는 총 44억 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들어 첫 5개월 동안은 이례적으로 광고비가 전년동기에 비해 오히려 1.5% 감소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TNS 미디어의 존 스왈런 조사국장은 "특정질병에 대한 인식제고에 목적을 둔 제약사 TV광고의 경우 지난 1~4월 사이에 4.6%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명스타들이 제약사 TV광고에 등장할 경우 얼마의 출연료를 받는지는 외부에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광고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평균 20~50만 달러, 많게는 100만 달러를 받는 경우도 없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클라인 회장에 따르면 제약사들의 TV광고에 유명스타가 선을 보인 것은 지난 1988년 조안 룬든이 쉐링푸라우社의 항알러지제 '클라리틴'(로라타딘) 광고에 등장했던 사례가 최초의 일로 알려지고 있다.

조안 룬든은 아침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를 17년 동안이나 진행했던 명사회자이다.

그리고 유명인들의 의약품광고 출연양상에 획기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역임했던 밥 돌 상원의원이 화이자社의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실데나필) 광고에 출연한 케이스가 계기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 후 '비아그라'의 TV광고에는 카레이서에서부터 경마기수,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환암을 극복해 '癌스트롱맨'으로 더 유명해진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와 손잡고 TV광고에 나와 "암을 이겨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 공감을 모았다.

영화배우 줄리 앤드류스와 커크 더글러스 등도 이 같은 내용의 제약사 광고에 기꺼이 출연해 질병에 대한 인식제고에 힘을 실어줬다.

올림픽 10종 경기와 피겨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브루스 제너와 도로시 해밀의 경우 머크&컴퍼니社의 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로페콕시브) 광고에 나왔던 경우이다.

뉴욕大 의대의 마크 시걸 교수는 "유명스타들이 TV 속 의약품광고에 등장할 경우 자칫 해당제품이 만병통치약이라는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지구상에서 미국과 뉴질랜드만이 전문적인 처방약에 대한 DTC(direct-to-consumer) 광고를 일반인들에게 내보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반면 시장조사기관인 맨하탄 리서치社의 마크 바드 회장은 "DTC 광고를 접한 일반인들이 의사에게 상담을 요청할 경우 85%의 의사들이 이에 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특정질환에 대한 인식제고에 주력하는 TV광고들은 해당질환과 관련해 1·2위를 다투는 의약품을 발매 중인 제약사들에게 특히 효험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의사와의 상담을 거쳐 새로운 복용자 그룹에 흡수된 이들이 베스트-셀링 의약품들을 주로 찾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FDA도 지난해 1월 특정질환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는 내용의 의약품광고를 권장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FDA에서 의약품 마케팅·광고 및 홍보업무를 감독하고 있는 토마스 에이브러햄 박사는 "아직도 치료를 방치하는 환자들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특정질환을 부각시키는 제약사 광고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FDA는 의약품광고에 대한 환자들의 여론과 제약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올해 말까지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으로 있다.

미국 제약협회(PhRMA)의 수장을 겸하고 있는 존슨&존슨社의 빌 웰든 회장은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유하는 동시에 효능과 안전성을 균형되게 언급하고, 적정한 용량과 용법을 설명하는 내용이 포함된 제약사 광고가 권장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은 유명스타들이 출연한 제약사 광고사례를 살펴본 것이다.

■ 로레인 브라코(영화배우); 화이자社의 항우울제 '졸로푸트'(서트라린) 관련광고에 출연, 우울증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것을 권고했다. 그녀 자신이 과거에 우울증을 치료한 전력이 있다.

■ 줄리 앤드류스(영화배우); 일라이 릴리社의 골다공증 치료제 '에비스타'(랄록시펜) 관련광고에 출연. 모친이 골다공증으로 고통받았다.

■ 댄 퀘일(前 부통령); '로베녹스'(에녹사파린)를 발매 중인 아벤티스社와 손잡고 심부정맥 혈전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 린다 카터(영화배우); 1970년대의 인기 TV 시리즈 '원더우먼'의 주인공. 노바티스社와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제 '젤놈'(또는 '젤막'·테가세로드) 관련광고에 등장해 가족의 경험담을 전하며 적극적인 치료를 당부했다.

■ 캐서린 터너(영화배우);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에게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유했다. 스폰서는 '엔브렐'(에타너셉트)을 발매 중인 와이어스社였다.

■ 매직 존슨(농구선수);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와 손잡고 AIDS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내용의 광고에 모습을 나타냈다.

■ 라파엘 팔메이로(야구선수); 3,000안타·500홈런을 기록한 대스타. 한때 텍사스 레인저스에 몸담아 박찬호 도우미로 활약했다. 화이자社의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실데나필) 광고에 출연했던 케이스.(이상 특정질환 인식제고 광고출연)

■ 잭 니클라우스(골프선수); 구태여 설명이 필요없는 '골프황제'. 아벤티스社의 고혈압 치료제 '알타세'(라미프릴) 광고에 등장.

■ 칼 립켄 주니어(야구선수); 메이저리그 연속게임 출장 신기록을 세운 철인. 머크&컴퍼니社의 항고혈압제 '프리니빌'(리시노프릴)의 광고에 출연했다. 철인답게 그 자신은 고혈압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 알론조 모닝(농구선수); NBA 코트를 호령하던 명센터. 신장병으로 이식수술을 받아 한 동안 코트를 떠났던 불운의 스타이다. 존슨&존슨社의 빈혈 치료제 '프로크리트'(에포에틴 알파) 광고 출연제의에 기꺼이 응했다. 그 자신이 꾸준히 복용해 온 약물이었기 때문.

■ 페기 플레밍(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그녀 자신이 복용한 약물인 화이자社의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 광고에 나왔다. 그녀의 부친과 여동생이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 앤 윌슨(가수); 복부를 옥죄던 통증을 멎게 해 준 이나메드社(Inamed)의 '랩-밴드'(Lap-band) 광고에 나왔다.(이상 특정제품 홍보광고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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