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줘" vs "안돼"
최근 인플루엔자 예방·치료용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가 조류독감 확산을 저지할 최선의 대안으로 부각되기에 이르자 길리드 사이언시스社(Gilead Sciences)와 로슈社 사이에 갑론을박이 촉발되고 있다.
양사의 갈등은 미국을 비롯한 25개국에서 조류독감의 창궐에 대비코자 '타미플루'를 비축하기 시작하면서 한 동안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이 제품에 대한 수요가 밀려들고 있는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타미플루'는 인플루엔자 세포들의 복제를 가능케 하는 효소의 활성을 저해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미국 캘리포니아州 포스터 시티에 소재한 길리드는 '타미플루'를 개발한 생명공학기업이고, 스위스 로슈는 '타미플루'의 제조와 마케팅을 맡고 있는 동반자 관계.
그러나 길리드측은 지난 23일 '타미플루'에 대한 일체의 권한을 로슈로부터 되돌려 받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그 동안 로슈측이 보여준 '타미플루'의 제조와 판촉활동이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에 불과해 지난 1996년 양사간 맺었던 계약내용을 명백히 위반했다는 것이 길리드측이 내세운 주장.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나스닥에서 길리드의 주가는 전날의 마감가격 41.42달러보다 3% 이상 오른 42.75달러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길리드社의 존 F. 밀리건 재무이사(CFO)는 "현재 '타미플루'가 허가를 취득한 전 세계 64개국 가운데 43개국에서 로슈측이 별다른 판촉활동을 전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상당수 국가에서 공급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1,800만 달러의 추가적인 로열티 지급을 주문하기도 했다.
길리드측의 주장에 대해 로슈의 테렌스 헐리 대변인은 깊은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길리드측이 제기한 문제점들에 대해 타결점을 모색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헐리 대변인은 지난해 '타미플루'의 생산량을 2배로 늘린 데 이어 올해에도 또 다시 생산량을 2배 확충할 예정으로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양사가 제조권과 영업권을 주고받기보다 파트너십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금전적 합의내용을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건 이사는 "로슈측과의 논란으로 인해 '타미플루'의 공급이 차질이 빚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슈측도 "세계시장에 '타미플루'를 원활하게 공급하는 것이 현재 우리의 1순위 사업과제"라며 항간의 기우에 경계를 나타냈다.
로슈는 설령 길리드측이 '타미플루'와 관련한 권리를 되찾아가더라도 앞으로 2년 동안은 계속 이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입장이다.
한편 '타미플루'는 조류독감 증상이 눈에 띄기 시작한 후 48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증상 지속기간을 1~2일 정도 단축이 가능할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발병예방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래 '타미플루'는 지난 1999년 FDA의 허가를 취득했었다.
이후로 올해 1/4분기까지 로슈측은 총 12억 달러 상당의 '타미플루'를 세계시장에 판매했으며, 길리드측에 5,000만 달러를 제휴성사에 따른 대가로, 또 8,590만 달러를 로열티로 제공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시장 매출액은 2억5,700만 달러를 기록했었다.
로슈측은 지난 4월 미국시장에서 '타미플루'의 올해 매출이 6억3,000만 달러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