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속 슈도에페드린, 페닐레프린으로 "바꿔"
美 주요 제약사 제형변경 '너도나도'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6-23 19:03   수정 2005.06.23 19:09
현재 미국에서는 습관성과 환각성을 유발하는 약물로 알려진 메트암페타민의 남용자 수가 줄잡아 130만명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30개州 이상이 메트암페타민을 불법제조하는데 오용되고 있는 슈도에페드린 함유 감기약의 판매를 엄격히 규제하기 시작한 것이 최근의 현실이다. 한 예로 오클라호마州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일반슈퍼에서는 슈도에페드린제제를 판매할 수 없도록 금지했으며, 오리건州도 뒤이어 동일한 방안을 채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주요 제약기업들이 감기약의 제형변경에 나서는 움직임이 확연히 눈에 띄고 있다. 제약사들이 너도나도 슈도에페드린을 페닐레프린(phenylephrine)으로 대체하기 시작한 것.

반면 영세한 메이커들은 제형변경이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세계 최대의 페닐레프린 메이커로 꼽히는 베링거 인겔하임社의 경우 오는 2006년까지 슈도에페드린제제의 미국시장 공급을 중단하고, 페닐레프린제제로 완전 대체할 방침임을 22일 공개했다.

원래 베링거측은 지난 1949년 점안제 함유성분으로 페닐레프린을 개발했었다. 그러나 이후로 페닐레프린은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충혈완화제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이 회사의 크리스 밴스 영업·마케팅국장은 "현재 슈도에페드린제제를 생산 중인 거의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페닐레프린제제로 전환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의 슈도에페드린제제 생산업체인 화이자社도 "내년 1월까지 슈도에페드린 함유 감기약인 '수다페드'(Sudafed)와 '액티피드'(Actifed) 등의 절반 가량을 페닐레프린제제로 바꿀 예정"이라고 같은 날 밝혔다.

이 회사의 제이 코스민스키 대변인은 "슈도에페드린제제의 판매를 약국으로 제한토록 한 연방정부의 결정이 메트암페타민 남용을 억제하는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이제는 지지한다"고 말했다. 당초 화이자측은 슈도에페드린제제의 판매장소 제한에 반대의사를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이자측이 반대의사를 제기했던 것은 이론상 슈도에페드린으로 메트암페타민을 제조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많은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복잡하고 제조가 쉽지 않아 실제로 개인 수준에서는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감기약 원료성분으로 페닐레프린의 효능이 슈도에페드린에 못지 않음을 시사한 연구사례들이 속속 발표된 것도 화이자측의 입장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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