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値 모니터링 불필요한 항당뇨제 승인
릴리/애밀린, 뱀독 추출물 소재 엑세나타이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5-02 19:20   수정 2005.05.02 19:21
힐러 몬스터(Gila Monster)라 불리우는 도마뱀의 타액에서 추출된 물질을 소재로 개발된 항당뇨제가 지난달 29일 FDA로부터 마침내 허가를 취득했다.

이번에 새로 승인을 얻어낸 항당뇨제는 일라이 릴리社와 애밀린 파마슈티컬스社(Amylin)가 함께 허가를 신청했던 엑세나타이드(exenatide).

FDA는 이날 다른 경구용 항당뇨제로 혈당 수치를 충분히 조절하는데 실패했던 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추가적으로 1일 2회 투여하는 용도의 5㎍ 및 10㎍ 용량 주사제로 엑세나타이드의 발매를 허용했다.

이와 관련,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장차 엑세나타이드가 한해 10~20억 달러 안팎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형 당뇨병은 미국에만 환자수가 1,500만명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사는 '바이에타'(Byetta)라는 이름으로 오는 6월 1일경 이 제품을 발매할 예정이다. 특히 양사는 추가적인 임상시험 자료가 제출되고, 이것이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될 경우 엑세나타이드를 단독요법제로도 허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임을 FDA가 시사했다고 강조했다.

릴리의 저메이슨 슐러 대변인은 "당초에는 보조요법제로만 허가를 기대했었다"며 단독요법제로 허가취득 가능성이 시사된 것에 무척 고무된 반응을 감추지 않았다.

애밀린측도 엑세나타이드가 자사에 의해 선보일 두 번째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상당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에 앞서 애밀린은 지난 3월 FDA로부터 혈당 수치가 심한 변덕을 보이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투여하는 인슐린注 보조요법제 '시믈린'(Symlin; 아세트산염 프람린타이드)에 대한 허가를 취득했었다.

엑세나타이드는 미국 서부 애리조나 사막에 서식하는 도마뱀인 힐러 몬스터의 타액에서 분리된 성분을 합성제형으로 개발해 제제화한 것. 힐러 몬스터는 지난 1959년 제작되었던 공상과학 공포영화 '자이언트 힐러 몬스터'(The Giant Gila Monster)로 악명을 얻은 파충류의 일종이다.

이번에 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인크레틴 모방제(incretin mimetics) 계열의 1호 제품으로 발매를 예약한 셈이 됐다. 인크레틴 모방제란 체내로 음식물이 유입되면 장내(腸內)에서 혈당 수치를 조절하기 위해 방출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수행한다는 의미가 담긴 표현이다.

한편 엑세나타이드는 총 1,446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임상에서 메트포르민이나 설포닐유레아 등 다른 경구용 항당뇨제들과 병용한 결과 혈당 수치를 1% 끌어내리는 효능을 발휘할 수 있음이 입증됐었다.

게다가 엑세나타이드를 투여했던 대부분의 환자들은 체중감소를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당뇨병 환자들에게서 체중증가가 매우 위험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음을 상기할 때 주목되는 대목인 셈.

이에 따라 엑세나타이드는 저혈당증이나 혈당 수치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실신이 뒤따를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던 인슐린에 보조요법제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엑세나타이드는 저혈당증을 유발할 위험성이 없는 만큼 인슐린을 투여받는 환자들처럼 혈당 수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환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양사는 강조했다.

뉴욕大 의대의 스튜어트 와이스 교수는 "식이요법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면서도 체중감소에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비만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엑세나타이드를 권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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