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행정] 약사법과 의료법의 형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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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03-28 10:17   수정 2006.11.17 17:33
▲ 박정일 (식약청, 서울시도매협회, 경기도약 변호사)
약사법과 의료법은 모두 국민 보건의 증진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의료법은 의료인으로 규정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의 업무상 행위만을 규율하고 있으며, 약사들의 업무상 행위에 관해서는 독자적인 법률인 약사법에 의해 규율하고 있다.
하지만 분업 실시과정에서 입법취지나 규정내용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안에 대한 약사법상의 행정처분과 벌칙이 의료법보다 무겁게 규정되어 있는 등 의료법과 약사법 상 형평이 맞지 않은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
특히 약국 및 의료기관 관리의무, 과징금 부과기준, 담합행위, 포상금 제도, 처방전 기재의무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면허대여행위만 보더라도 약사법은 의료법에 비하여 불명료하고 불합리한 측면들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아래에서는 의료법과 약사법 상 불평등한 여러 가지 사례 중 면허대여행위 조항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면허대여에 관한 행정처분 비교
면허 대여에 관한 약사법 규정을 살펴보면, 제5조 제3항의 “면허증은 타인에게 대여하지 못 한다.” 는 규정과 제74조 제1항 제1호에서 “제5조 제1항을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을 통해 면허대여의 경우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은 손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면허 대여에 관하여 어떠한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게 여긴다면 정말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약사면허의 취소와 자격정지를 규정하고 있는 제71조나 약국개설등록의 취소와 업무정지를 규정하고 있는 제69조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면허대여에 관한 행정처분에 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단지 제69조 제1항 제3호에서는 “이 법 또는 이 법에 의한 명령에 위반한 때”, 라는 규정과 제71조 제2항 제2호에서는 “약사에 관한 법령을 위반하거나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윤리기준을 위반한 때”라는 규정에 의하여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막연한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약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행정처분에 관한 내용을 찾을 수 없다고 포기하면 안된다. 인내심을 갖고 시행규칙에 첨부되어 있는 별표6 행정처분의 기준을 찾고 전체 19쪽에 달하는 개별기준을 하나씩 찾아 가야한다. 다행스럽게도 면허대여에 관해서는 2쪽의 제3호에 형사처벌의 정도에 따라 1차 적발 시 5월에서 12월까지의 자격 정지에 처해지고, 2차 적발 시 면허취소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약사법, 의료법에 비해 행정처분 무거워
"법의 명령 위반할 때"면허대여 행위 규정 막연해


그러나 면허대여로 인한 행정처분은 자격 정지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약사법 제69조 제1항 제6호와 위 별표 제4호에서는 약국개설자가 자격정지처분을 받은 경우 해당기간 동안 약국의 업무정지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률이나 행정 전문가가 아닌 일반 국민이 면허대여의 약사가 자격정지와 업무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시행규칙의 별표의 구석구석까지 보물찾기하는 심정으로 인내를 가지고 찾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비하여 의료법에서는 면허 대여 행위를 금지하는 일반규정은 없으며, 곧바로 제66조 제1호에서 “면허증을 대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제52조 제1항 제6호에서 “면허증을 대여한 때”에는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 2. 가. (2)에서 면허 취소를 규정하고 있다. 즉 의료법은 그 규정이 명료하여 누구나 의료법만 살펴보아도 면허대여를 하는 경우 면허가 취소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면허 대여의 개념에 대한 규정
의료법에서 면허 대여를 금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53조 제1항 제2호에서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제4호에서 의료인이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경우 자격 정지 처분을 할 수 있고, 제69조에서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원을 실질적으로 경영하는 자가 의료인이 아닌 경우 이윤만을 추구하면서 과잉진료나 허위 부당 청구를 하는 등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의 정서에 의하더라도 의사가 무자격자가 경영하는 의원에 고용되어 자신의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등록을 하고 월급을 받는 형태에 관하여 면허대여라고 판단하는 일반 국민이나 약사들의 정서에 비추어 보아 올바른 입법 태도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약사법에서는 면허 대여 행위만을 금지하고 있을 뿐 약사가 무자격자에게 고용되어 자신의 명의로 약국을 개설하는 행위에 관한 처벌 규정이 없다.

또한 법원에서는 “약사법 제5조 제3항에서 금지하는 '면허증의 대여'라 함은, 다른 사람이 그 면허증을 이용하여 그 면허증의 명의자인 약사(藥師)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약사(藥事)에 관한 업무를 하려는 것을 알면서도 면허증 그 자체를 빌려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하여 면허대여 행위를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는 결과, 명의대여 약사는 약사(藥事) 업무를 수행하기만 하면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고 무자격자가 얼마든지 돈벌이 수단으로 약국에 투자할 수 있는 여지를 약사법은 마련해 주고 있다.

이밖에 의료법과 약사법 상 형평이 맞지 않은 주요 조항을 살펴보면 약국 및 의료기관 관리의무, 과징금 부과기준, 담합행위, 포상금 제도, 처방전 기재의무 등 아직까지도 약사법·의료법과 관련한 불평등 조항이 여전히 남아있어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즉, 분업 실시과정에서 입법취지나 규정내용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안에 대한 약사법상의 행정처분과 벌칙이 의료법보다 무겁게 규정되어 있거나, 약사나 의료인 모두에게 동일한 법적 의무를 부과함이 마땅한 사안에서 약사들에게만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처벌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약사법과 의료법간의 형평성이 문제되는 법령상의 규정들이 산적해 있어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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