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알코올 중독환자에 항우울제 붇기!
'졸로푸트' 복용 오히려 음주량 늘릴 수도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7-15 17:41   수정 2004.07.15 17:44
오늘날 항우울제들은 알코올 중독환자들에게서 눈에 띄는 우울증을 완화시키기 위한 용도로도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울증에 다빈도 처방되고 있는 약물에 속하는 '졸로푸트'(서트라린)를 일부 중증 알코올 중독환자들에게 투여할 경우 별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음주량을 늘리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졸로푸트'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에 속하는 항우울제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大 의대 정신의학 연구실의 윌리암 던든 박사팀은 '알코올 중독: 임상 및 연구'誌 7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A형 알코올 중독환자들의 경우 12단계에 걸친 치료과정과 '졸로푸트' 투여를 병행할 경우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지만, B형 알코올 중독환자들에게는 밑빠진 독에 물붇기와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던든 박사에 따르면 B형 알코올 중독은 A형에 비해 훨씬 심각한 수준의 것이다.

음주량이 훨씬 더 많은 데다 알코올 중독 또는 약물남용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이 25세 전후로 빠른 편이고, 심한 수준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이들이 여기에 속하는 부류.

던든 박사팀은 총 100명의 알코올 중독환자들에게 3개월 동안 '졸로푸트' 또는 플라시보를 복용토록 하면서 12단계에 걸친 치료과정을 병행하는 요법을 진행한 뒤 6개월 동안 추적조사를 계속했다.

그 결과 A형 알코올 중독환자 55명의 경우 '졸로푸트' 투여群에 포함되었던 이들은 약물투여를 통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B형 알코올 중독환자 45명 가운데 '졸로푸트'를 복용했던 그룹에서는 별다른 효과가 눈에 띄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음주량이 증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던든 박사는 '졸로푸트'가 B형 알코올 중독환자들에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사우스 캐롤라이나大 의대의 달린 H. 모크 교수는 "알코올 중독 증상이 처음 나타나기 시작했던 시점이 25세 이전인지 아니면 이후인지를 조사해 A형 및 B형 유무를 먼저 정확히 가려낸 뒤 일찍부터 증상이 나타난 이들에게 '졸로푸트'를 처방할 때는 면밀한 모니터링 과정을 병행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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