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아그라' 특허무효 선언 왜 나왔나?
"실데나필 제조법 구체적 자료제출 미흡" 주장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7-09 18:12   수정 2004.07.09 18:14
제약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중국 국가지식산권국(SIPO; 國家知識産權局)이 7일 '비아그라'의 특허 무효를 결정한 것은 이 나라의 지적재산권 문제가 비단 첨단기술이나 컴퓨터, 소프트웨어, 문화산업(entertainment; 음악·영화 등) 부문 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여실히 입증해 준 한 사례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한 증권사의 제약담당 애널리스트조차 이번 일을 두고 "중국이 정말 지적재산권을 존중하지 않는 나라임을 반증한 사례(big sign)"라고 인정했을 정도다.

오늘날 중국에 진출한 외국系 제약기업들은 지난 2002년 이미 74억 달러 규모(IMS 헬스社 추정치)의 시장을 형성했을 정도로 빅 마켓을 형성한 이 세계 1위의 인구대국에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현재 중국의 제약시장에는 글로벌 '톱 25'에 들어가는 메이저급 메이커들 가운데 줄잡아 20곳 정도가 진출해 있다.

사실 화이자社의 입장에서 보면 그 동안 중국에서 '비아그라'가 거둔 수확은 그리 풍성한 편이 못된다는 지적이다. 법적으로는 병원에서만 구입이 가능토록 되어 있기 때문.

그러나 약국이나 호텔에 가면 '질리'(Zhili)라는 이름의 카피제품을 3錠들이 한 팩당 99위안(12달러) 정도의 가격에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 나라말로 '호랑이인간'을 뜻하는 브랜드명을 가진 또 다른 중국版 '비아그라'도 15錠짜리가 248위안에 판매되어 왔다는 후문이다.

그러고 보면 중국에서 발기부전 치료제 또는 정력제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빅 비즈니스에 속한다. 심지어 양의 성기나 뱀의 혈액까지 정력강화를 위한 약으로 애용되고 있을 정도.

이 때문일까?

SIPO가 이번에 '비아그라'의 핵심성분인 구연산염 실데나필의 특허를 무효화한 것은 화이자측에 별도의 라이센싱料를 지불하지 않고도 카피제형을 발매할 수 있기를 요망해 왔던 자국 내 제네릭 메이커들의 진정을 수용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관련, SIPO측 대변인은 "화이자가 중국의 특허법을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핵심성분인 구연산염 실데나필의 제조방법을 한 점의 숨김도 없이 충분하고도 정확하게 설명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동종업계의 다른 회사들이 이를 보고 카피제형을 만들어낼 수 있을 만큼 명확하고 포괄적으로 정밀묘사한 자료를 제출했을 때에 한해 비로소 특허를 보호해 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화이자측이 이 같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으므로 중국 제약기업들이 특허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비아그라'를 제조할 수 있다는 억지춘향(?)이다.

이에 대해 화이자측은 "중국 정부가 지금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지난 2001년 9월 특허를 취득할 당시에는 구비요건에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화이자측은 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안팎으로부터 비상한 관심이 쏠리게 하고 있다. 앞으로 5년 동안 최대 15종에 이르는 각종 신약을 중국시장에 선보일 예정으로 있는 화이자이고 보면 이번 일은 아무래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과연 일부의 지적처럼 이번 일이 통상마찰로 확대될 것인지 향후 추이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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