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 정부의 '비아그라' 특허 무효화 결정에 대해 철회를 조만간 요구할 방침이라고 8일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전했다.
의약품, 소프트웨어, 음악, 영화 등의 분야에서 잇따라 불거져 나오고 있는 지적재산권 침해행위를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적극 검토되기 시작했다는 것.
원래 '비아그라'의 오리지널 특허는 지난 1994년부터 적용되어 온 것이어서 오는 2014년에야 만료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USTR 대표자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베이징을 방문해 지적재산권 관련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었는데, 이번 문제가 주요 논제의 하나로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USTR의 리차드 밀스 대변인도 8일 가진 한 인터뷰에서 "이번 일은 지적재산권 침해라는 관점에서 보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일 것"이라며 "중국측과 이 문제를 포함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존 케리 상원의원은 "중국이 불법적인 통상관행을 일삼고 있는데도 부시 행정부가 이에 단호한 조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미 한 차례 맹비난을 퍼부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고 보면 미국측의 입장에서 볼 때 이번 일은 뒤통수를 맞은 것에 다름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징을 방문했던 도날드 에반스 상무장관이 웬 자바오 총리와 만나 지적재산권 침해로 양국의 통상관계에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특허권 준수를 다짐받았던 것이 바로 지난달의 일이었기 때문.
유수의 로펌으로 꼽히는 베이커&맥켄지社의 창 링 리 파트너는 "사실 중국의 특허법 집행은 국제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허권 침해를 입증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는 데도 많은 걸림돌이 산적해 있을 정도여서 중국은 특허소송이 매우 어려운 특이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 제약산업연맹(IFPMA)에 따르면 매년 320억 달러 상당에 달하는 짝퉁 의약품들이 세계시장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가히 '짝퉁 의약품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형편.
한 예로 지난 5월에는 중국 공안경찰이 한 외국系 제약기업의 협조로 광둥省 해안지역의 한 창고를 급습한 끝에 총 40,000여정에 달하는 가짜 '비아그라'를 발견했던 사실이 대서특필됐었다. 뒤이어 75만錠에 달하는 짝퉁 '시알리스'와 '레비트라'도 유통 직전에 압수되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현재 중국에 진출해 있는 86개 세계적 브랜드 메이커들의 대표기구인 QBPC(Quality Brands Protection Committee)가 지난 1월 내놓았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지적재산권 침해로 인해 초래된 세수(稅收) 손실액이 지난 2002년 상반기에만 350억 위안(42억 달러) 상당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 수치는 2001년 한해 동안의 전체 세수 손실액 280억 위안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의 것.
한편 화이자社는 "우리가 보유한 특허는 확고한 것인 만큼 중국 정부의 결정은 완전히(absolutely) 잘못된 것이고,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라며 전의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