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로슈 OTC 부문 인수 "초읽기"
최종단계 협상 중, 조만간 합의 도달 관측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6-30 18:01   
"바이엘이 로슈의 OTC 부문을 인수하기 위해 24억4,000만 달러(20억 유로)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한 제약업계 소식통이 29일 내놓은 예측의 요지이다.

특히 이 소식통은 "양사의 계약체결이 앞으로 10일 이내에 성사될 것이며, 인수대상에는 현재 양사가 미국에서 경영하고 있는 제휴회사의 로슈측 지분까지 포함될 것"이라고 전해 나름대로 유력한 정보에 의거한 관측임을 시사했다.

양사는 지난 1996년 50 대 50 지분제휴로 OTC 부문의 미국 자회사를 설립한 이래 진통제 '알레브'(Aleve) 등 다양한 비처방약 제품들을 발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현재 헬스케어 사업부문이 빈약한 신제품 파이프라인, 기존 간판급 품목들의 잇단 특허만료, 블록버스터 품목이었던 콜레스테롤 저하제 '바이콜'(세리바스타틴)의 리콜 등으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는 바이엘측이 적정한 가격에 인수를 성사시킬 경우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내부사정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애널리스트도 이에 앞서 28일 "바이엘이 로슈측과 이미 최종단계의 협상에 들어간 상태여서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컴퍼니社 등 그 동안 경합을 펼쳤던 민간 투자회사들을 따돌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바이엘과 로슈측 대변인들은 예외없이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유보하는 반응을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바이엘측이 매력적인 인수대상인 로슈의 OTC 부문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 23억 유로 정도까지는 기꺼이 지불할 의향이 있을 것"이라며 입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슈의 OTC 부문은 지난해 17억7,000만 스위스프랑의 매출을 올려 그룹 전체 실적의 8%를 점유했었다. 로슈측은 처방약 부문에 사세를 집중하기 위해 OTC 부문의 정리를 원하고 있는 입장이다.

독일 베스트LB 증권社의 안드레아스 타이젠 애널리스트는 "바이엘측이 23억 유로 정도를 지불하더라도 경영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투자자들로부터도 환영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23억 유로라면 최근 화이자社가 유럽시장에서 발매해 왔던 일부 OTC 제품들을 벨기에 오메가 파마社에 처분하면서 받았던 금액에 비해 1.7배 높은 수준.

그 만큼 로슈의 OTC 부문이 바이엘측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는 또 인수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엘측이 최대 5억 유로 안팎으로 예상되는 혈액제 사업부문의 매각대금도 전용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바이엘은 지난해 10월 혈우병 치료제 '코게네이트'(재조합 인자 Ⅷ)를 제외한 혈액제 부문을 매각처분하기 위해 대상기업을 물색 중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한편 140여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바이엘은 최근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에 있다. 화학사업 부문의 대부분과 폴리머 사업부의 일부를 '랑세스'(Lanxess)라는 이름의 새로운 조직으로 재정비하고 있는 것은 한 예.

로슈의 OTC 부문을 손에 넣을 경우 아스피린으로 대변되는 바이엘의 OTC 부문은 매출확대와 사업역량 강화 등 상당한 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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