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벤티스측 인사 10명과 사노피측 인사 8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겠다."
사노피-신데라보社가 아벤티스社와의 통합으로 새로 출범할 사노피-아벤티스社 이사회 내정자 18명의 구성내역을 22일 공개했다.
얼핏 보면 상당히 의외스런 형태로 새로운 이사진이 구성되게 되는 셈.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스'紙는 "핵심적인 인물들은 사노피측 임원들로 구성되어 차후 회사의 진로를 좌우할 사안들에 대해 파워를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령 현재 사노피의 최고경영자(CEO)가 장 프랑스와즈 데헤크가 회장직을 맡으면서 현직 R&D 책임자 제라르 르 퓌르에게 학술·의무담당 부회장을, 얀스페테르 스펙에게 제약사업부를 총괄하는 소임을 맡기는 형태로 핵심요직 두 자리를 채웠다는 것.
즉, 데헤크 회장이 르 퓌르와 스펙을 자신의 오른팔과 왼팔로 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도 그 동안 사노피의 최고 재무책임자(CFO)로 활약한 마리-엘렌 레메는 감사와 내부조정 업무를 총괄하고, 기획실장으로 재직해 온 장 클로드 르로이가 레메의 역할을 대신할 적임자로 내정됐다.
홍보와 인사 업무를 맡을 책임자 자리에도 사노피측 인사가 앉게 됐다.
새로운 이사회 구성案은 23일(현지시각) 파리에서 열릴 사노피의 연례 주주총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된 리스트에 따르면 아벤티스의 핵심 경영자로 회사를 이끌어 왔던 '스리톱' 가운데 CFO 파트리크 랑글루와, 최고 업무책임자(COO) 리샤르 마르깽은 사실상 퇴진이 확정됐다.
이들은 적대적 인수논의가 진행되었던 3개월여 동안 사노피에 대한 아벤티스측의 완강한 거부입장을 주도한 장본인들. 그러나 이들의 퇴진은 데헤크 회장이 맺고 끊음이 확실한 스타일의 보스(clear boss)인 데다 아벤티스의 경영전략을 강하게 비판해 왔던 만큼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이다.
반면 이고르 란도 회장의 경우 말을 갈아타는데 성공해 사노피-아벤티스의 이사회에 합류가 내정되어 명암이 확연히 엇갈리게 됐다. 그가 사노피와의 통합을 줄곧 반대하고, 스위스 노바티스에 러브콜을 보냈던 장본인임을 상기하면 고개가 갸웃거려지게 하는 대목.
물론 란도 회장은 지난 11일 있은 아벤티스의 연례주총 석상에서 "양사의 통합으로 인해 기대되는 효과와 기회창출 가능성은 리스크 부담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사뭇 달라진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통합 이후를 이끌어갈 새로운 이사진의 구성이 완료됨에 따라 사노피-아벤티스가 16억 유로 상당에 달하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가능성이 한층 유력해졌다"고 평가했다. CM-CIC 증권社는 "아벤티스측 핵심인사들이 대거 이탈하게 되면서 사노피와의 통합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빅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노피측 제안에 누구보다 완강한 거부의사를 밝혔던 장본인은 아벤티스의 독일측 노조였다는 지적이다. 빅딜의 후폭풍으로 9,000여명에 달하는 독일 내 재직자들이 감원될 것이라는 우려가 따랐기 때문.
그러나 사노피측은 프랑스 롱프랑 로라와 독일 훽스트의 통합으로 출범했던 아벤티스의 독일측 반쪽을 이끌었던 하인쯔 베르너 마이어 등 3명의 게르만系 임원들을 새 이사회에 영입키로 한 만큼 우려가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