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혁신' 본궤도…복지부 "건보 1조원 순증, 돌려막기 아니다"
상대가치 총액 조정 탈피…원가 기반 '상시 핀셋 조정' 체계로 대전환
CT·MRI 등 과보상 검사 '110% 균형 수가' 정상화…종별 진료비 1~2% 순증 설계
지역우대수가 4천억 투입 속도전…"분기별 모니터링으로 현장 안착 지원"
김홍식 기자 │ kimhs423@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1-02 06:00   수정 2026.11.02 06:01
유정민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대한민국 보건의료 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건강보험 수가 제도가 '기계·장비' 중심에서 '사람·필수의료' 중심으로 대대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맞는다.

단순한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식의 재정 돌려막기가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 1조원 순증을 포함해 총 3조 6000억원의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 작업이다.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 유정민 보험급여과장은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통과한 '수가 혁신 방안'의 구체적인 재정 집행 로드맵과 정책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기존 상대가치점수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있다. 그동안 총액의 제한된 틀 안에서 의료계 내부 합의에 의존해 점수를 조정하던 방식으로는 붕괴 위기에 처한 지역·필수의료 현안을 시급히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정부는 비용 대비 수익이라는 투명한 회계 자료를 근거로 2년마다 수가를 세밀하게 조정하는 체계로 탈바꿈한다. 아울러 '상대가치운영기획단'을 상시 가동해 필요한 경우 2년 이내라도 끊임없이 정밀한 핀셋 조정을 병행해 나갈 방침이다.

내년부터 가동될 이번 수가 혁신안에는 기확보된 2조 7000억원에 더해, 연말까지 9000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새롭게 배정되는 9000억원은 ▲내과·가정의학과·산부인과 등 1차 의료 심층 진료 시범사업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약 900억원) ▲중환자실 내 처치 수가 신설 등에 쓰인다.

복지부는 의사 업무량 평가가 수반되어야 하는 잔여 사안들에 대해 10월과 11월 건정심 보고를 거쳐 연내에 모든 제도 설계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유 과장은 의료계 일각의 '재정 돌려막기' 우려에 대해 단호히 선을 그었다. 

유 과장은 "전체 3조 6000억원 중 1조원은 건보 재정에 새롭게 추가된 순증 개념"이라며 "여기에 국회 심의 중인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예산 약 1조원과 건보 국고 지원금 1조원이 결부되면, 실질적인 가용 재원은 기존 대비 2조원 이상 확충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의료 현장의 가장 큰 관심사인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검사 수가 정상화에 대한 안전장치도 제시됐다.

정부는 장비 과다 사용으로 수익률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산출되는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최초 임상진료지침(CP) 데이터를 재검토하고, 110% 균형 수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검사 수가 인하가 병원 경영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의과 전체 진료비(약 60~70조원)를 바탕으로 개별 종별 수익이 현행 대비 1~2% 정도 순증되도록 설계했다. 중증 환자 비중이 높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경우 2000억원대 이상의 추가 수익 보전이 예상된다. 야간·휴일 응급 대응과 표준 진료 체계를 유지할수록 더 큰 보상을 받는 구조다.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지역우대수가’도 연간 4000억원 규모로 속도를 낸다. 비수도권과 수도권 내 6개 의료 취약지에 투입되는 3000억원 규모의 가산 수가는 이미 지난 6월 건정심을 통과했다. 잔여 1000억원은 고위험 산모·신생아 모자 집중치료실 사후 성과 보상과 지방 중소병원의 현실을 반영한 감염관리 인력 가산 시범사업에 투입된다.

유정민 과장은 "내년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분기별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현장 안착을 지원하겠다"며 "새롭게 제정된 지역필수의료법을 토대로 비수도권 환자 흐름이 안착된다면, 지역에 투입되는 실질 재정 규모는 유연하게 대폭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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